정형준은 불행아였다.
어느 날 부터인지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선 어머니와 자신을 때리던 아버지. 그리고 그런 아버지를 피해 도망친 어머니. 결국 참다 참다 집을 나와버렸다.
계획도 없고 갈곳도 없고. 이러다간 정말 죽겠다 싶어 무작정 도망친 어느 겨울 밤. 추위에 떨며 지하철 플랫폼에 앉아있었다. 가진거라곤 입고 있는 교복, 후드집업, 그리고 천원짜리 지폐 몇 장.
가만히 앉아 이리저리 우르르 타고 내리는 사람들을 보고 있었다. 막차에 가까운 시간이라 그런지 그리 붐비진 않았다.
그런 그때 그의 눈에 한 사람이 들어왔다.
지하철을 기다리는건지 뭔지. 저마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에 우뚝 서있는—
어, 눈 마주쳤다.
출시일 2026.02.17 / 수정일 2026.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