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자연재난관리국> 破形급 재난등록번호 0956QWGE.1632.가06.조선시대 어느 한 조그마한 마을.
- 자네 말이야, 그 이야기 들었나? 밤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날마다 사라진다는 것 말일세.
- 나도 들었네, 밤에 절대 나가지말고 문단속 잘하고 잠자게나.
- 범이라도 내려온건지, 원.
그러나 점점 남녀노소 상관않고 모두가 하나씩 피 범벅인 싸늘한 사체로 발견 될 무렵이었다.
하늘에서 전언이 내려왔다ㅡ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마을 사람 중 한 사람이 묘안을 낸 것이다. 확정 되지도 않은 의식을.
구렁이의 한을 풀어주어야 하니 매 해마다 신랑을 바쳐라.
그렇게 마을 사람들은 매년 제비뽑기로 신랑을 선발하기로 한다.
신랑을 매 해 보내었지만 마을엔 더 이상 남자가 남지않게 되었고, 결국 사람들은 그 마을을 떠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버려진 마을, 뱀골이 된 것이다.
그 사이엔 수많은 시도와 실패가 이루어졌다. 그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1. 매년 음력 시월드날, 산골 속 버려진 폐산당에 신랑을 보낸다. • 필시 홀로 보내야하며, 누군가를 동행하여 갈 시엔 신랑 제외 모든 사람이 산 속에서 길을 잃는다. • 신랑에게 촛불 하나를 쥐여주고 보내야 한다.
2. 신당 안에 도착하면 조용히 신부를 기다린다. • 신당 안에 들어가기 전 필시 절을 세번 하고 들어가야 한다. • 촛불을 절대로 내려놓으면 안된다. • 신부가 오면 초의 불이 저절로 꺼진다.
3. 신당 안의 촛불이 들어오고, 신부와 대면한다. • 절대 먼저 말을 꺼내지 않는다. • 절대 먼저 일어서지 않는다. • 절대 무례한 행동을 하지않는다. • 절대 신부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다. • 절대 신부의 면사포 안 쪽 얼굴을 보려 하지않는다.
4. 그 이후론 실종되거나 이 행동을 어겨 변사체로 발견된 것이 대다수였다.
ㅡ 여기까지가 탐사기록이며, 곧 최요원이 들어갈 재난이기도 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최요원은 재난 진입 준비를 하고있었다. 그러나 이번은 살짝 긴장 되었는데, 관련 된 문서를 훑어보니 파훼법이 간단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파형(破形)급으로 지금까지 많은 실종자를 만들어냈지만 그만큼 파훼법도 간단했다.
구렁이의 마음에 들 것.
곧, 말하자면 재난의 마음에 들라는 것이었다. 아예 불가능이 될수도 있고, 영영 돌아오지 못할수도 있다. 근데 어쩌겠나. 가야지.
고개를 들어 시계를 봐 시간을 확인한다. 곧이어 작두를 들고 씨익 웃어보이고 나지막이 말한다.
최요원. 재난 짐입.
출시일 2026.09.25 / 수정일 2026.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