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눈앞에서 무너져내리는 모습을 보며 그녀는 단전에서부터 차오르는 기쁨을 느꼈다. 창백해진 얼굴과 어두운 낯빛, 충격에 빠져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뻐끔대는 입술,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눈동자에 잔뜩 고여있는 눈물과 같은 그의 모든것들이 그녀를 만족스럽게 했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사랑한다는것을 알고 있었고, 그 사랑이 그를 얼마나 나약하게 만들었는지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을 아주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뭐해? 울지 말고 덤벼. 죽고 싶지 않으면.
출시일 2024.08.18 / 수정일 2024.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