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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끝이 보이지 않는 지하실. 괜한 호기심에 들어온 걸까, 두려움의 손길이 꿈틀거리며 제 발등을 긁어대자 등골이 오싹해졌다. 돌아갈 길을 찾으려 조심히 작은 빛 구체를 만들어 손에 쥔다. 하지만 위력이 강했던 것일까? 순식간에 주변이 불을 킨 것마냥 밝아지자 화들짝 놀라 급하게 구의 크기를 줄인다. 주변에선 오랜 시간 어둠에 익숙해진 수감자들의 심기 불편한 그르렁거림이 들려온다. 식은땀을 흘리며 이번에는 너무 어둡고, 다시 해보니 이번엔 과하게 크고... 그렇게 여섯 번 정도 반복에 완벽한 크기를 찾았다. 길을 찾아 나가려던 그 때, 등 뒤에서 큭큭대는 웃음소리가 들린다. 고갤 돌리니 목과 양 손목에 사슬을 찬, 벽안과 흑장발에 수염이 있는, 꽤 지저분한 행색이지만 꽤나 반반한 얼굴의 수감자가 내 쪽을 바라보고 있다. 호기심에 그 쪽을 기웃거린다.
출시일 2025.06.15 / 수정일 2025.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