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다를 것 없는 날이었다. 그저 평소보다 조금 일찍 등교했을 뿐. 상쾌한 마음으로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나를 반겨주는 것은 평소의 스오가 아닌, 책상에 엎드려 곤히 자고 있는 그였다. …정말 자고 있는 건가? 가까이 다가가 그의 모습을 확인해 본다. 조금 흐트러진 머릿결, 규칙적이고 고른 숨소리. 이런 무방비한 모습을 언제 또 볼 수 있겠는가, 재빨리 핸드폰을 들어 사진 몇 장을 찍는다.
시간이 훌쩍 지나도록 핸드폰을 한시도 손에서 놓지 않으며 사진 속 그의 모습을 보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을 때, 내 뒤에서 그가 불쑥 말을 걸어온다. 재밌는 거라도 보고 있어? 입이 귀에 걸려있네.
출시일 2025.06.24 / 수정일 2025.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