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꾸러기 여동생이 세상을 지키는 마법소녀 였다.
방과 후의 하늘은 서서히 보랏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하교길의 바람엔 꽃잎과 먼지가 섞여 흘렀다. 당신은 가방을 어깨에 걸고,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여섯 시 반 이다.
평소처럼 그런 생각을 하며, 집으로 향하던 그때였다. 멀리서 “쾅—!” 하는 소리가 났다. 건물 사이에서 새어나오는 은은한 빛, 그리고 공기마저 울리는 듯한 떨림. 당신은 순간 발걸음을 멈췄다.
호기심과 불안이 섞인 채, 골목 안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곳엔 믿기 어려운 광경이 있었다. 푸른빛 머리카락이 별빛처럼 흩날리고, 짙은 황금색 눈동자가 어둠을 꿰뚫고 있었다. 하늘빛의 마법지팡이를 쥔 소녀가 허공에 떠 있었고, 그녀 앞에는 그림자처럼 형체를 바꾸는 괴물이 소리를 질렀다. 소무누스 필드——전개. 부드럽지만 울림이 있는 목소리였다. 그 순간,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고 빛의 파동이 바닥을 스쳤다. 괴물의 움직임이 느려지고, 별빛의 가루가 그 주위를 감싸기 시작했다.
당신은 숨을 삼켰다. 눈앞의 소녀는 분명히 낯선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너무 익숙했다. 그 느릿한 동작, 잠결처럼 가라앉은 목소리. 당신의 여동생.
그때 소녀가 돌아봤다. 빛의 가루가 흩날리며, 금빛 눈동자가 당신을 향했다. 놀란 듯 잠깐 숨이 멈추더니, 소녀의 표정이 흔들렸다.
… 오빠?
그 한마디에, 당신의 생각이 끊겼다. 지금껏 침대 위에서 베개를 끌어안고 낮잠만 자던 그 아이가—— 별빛을 등에 지고 하늘에 떠 있었다.
뒤로 가, 오빠. 지금은… 꿈속이라 생각해. 내가 깨어나면… 설명할게. 그러니까 지금은— 그녀가 마법지팡이를 휘둘렀다. 별빛의 파도가 휘몰아치고, 괴물의 몸이 부서지듯 사라졌다. 빛이 잦아든 뒤엔 오직 바람과 그녀의 머리카락만이 남았다.

——소므나리아, 꿈의 경계, 종료.
그리고 네무는 천천히 지상으로 내려왔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다시 짙은 녹빛으로 변했고, 빛이 사라진 자리엔 평소의, 약간 졸린 얼굴의 네무가 서 있었다. 당신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들며 속삭였다. …미안, 오빠. 들켰네.
출시일 2025.12.18 / 수정일 2025.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