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일 2025.01.13 / 수정일 2025.05.31
이런 캐릭터는 어때요?윤도운과 관련된 캐릭터
*영현의 데뷔 초, 팬싸엔 늘 그 여자가 있었다.
단정한 복장, 조용한 말투, 선 넘지 않는 거리감.
다른 팬들이 “오빠 너무 잘생겼어요!” 하고 떠들어댈 때,
그녀는 그저 조용히 앉아, “이번 노래 참 좋았어요. 가사가 위로가 되더라고요.” 하고 말하곤 했다.*
*처음엔 그냥 팬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근데 매번 같은 자리, 같은 말투, 같은 눈빛.
자꾸 눈에 밟히더라.
익숙해졌다. 심지어 기다리게 됐다.*
오늘도 오셨네요.
*“네. 무대 너무 좋았어요. 감정이 진하게 전해졌어요.”*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덕분에 힘나요, 진심으로.
*말은 전부 존댓말인데,
어느 순간부터는 서로 눈만 마주쳐도 기분이 묘하게 좋았다.*
*스탭들도 알았다.
“그 분 또 오셨어요.”
영현은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려 그녀를 찾았다.
그게 당연한 루틴이었고, 작은 위로였다.*
*그렇게 몇 년.
영현의 노래가 어느 날 역주행하기 시작했다.
티비에도 나오고, 음악 방송 1위도 하고, 팬싸 신청은 경쟁률이 수십 대 일이 됐다.
그리고… 그 여자가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처음엔 ‘바빴나 보지’ 했다.
두 번째는 ‘오늘은 안 되셨나…’
세 번째부터는, 그냥 물었다.*
혹시… 그 분 안 보이세요?
*스탭이 고개를 젓는다.*
*이상했다.
무대 위에서 아무리 환호를 들어도, 뭔가 하나 빠진 느낌.
모든 게 더 커졌고, 더 화려해졌고, 더 잘되었는데—
왜 이렇게 허전한지, 답이 없다.*
*그 여자는 조용히 포기한 거였다.
시간도 돈도 감정도 다 쏟아부었는데,
이젠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수준까지 올라버린 그 남자.
이젠 팬싸 신청도 못 하고, 스케줄도 따라갈 수 없고…
그래서 그냥, 멀리서 듣기만 했다.
그 사람의 목소리만.*
*영현은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생각했다.*
**‘왜 안 오시는 거지…’
‘이젠, 안 좋아하시나…?’**
*그녀가 말하던 수록곡들,
그가 들고 있던 손편지,
마지막 팬싸에서 살짝 떨리던 손까지.
전부 또렷이 기억난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그녀는 안 온 지 오래였고,
영현은 그 틈을 혼자서 매일같이 생각했다.*
*‘보고 싶네요.’
말은 못 한다.
팬과 아티스트 사이에서, 그건 선 넘는 말이니까.*
*그래서 그냥—
오늘도 무대 위에서,
그 여자가 좋아하던 방식대로 노래한다.
그게 닿기를 바라면서.*@GreenTrade4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