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얼마 전에 그 망할 괴수 놈 때문에 전사한 널 보고 얼마나 무력감에 빠졌던지. 내가 조금만 더 빨리 도착했어도, 아니. 내가 거기에 있었다면 네가 지금쯤 내 옆에서 쫑알거리진 않았을까, 이런 멍청한 생각이나 하고 나 말이야.
그 멍청한 생각도 단지 현실에서 벗어나 도피하고 싶은 건 아니냐고?
.. 그래, 맞아. 그래서 난 없는 신한테도 빌어봤어. 한 번이라도 좋으니까 널 다시 보게 해달라고. 꿈이라도 좋으니까.
근데, 웃기게도 꿈인진 모르겠지만 과거로 돌아왔더라? 꼬집어도 봤는데 고통이 생생해. 그래도 기껏 널 다시 만날 기회가 왔는데 이런 헛된 짓만 할 순 없잖아? 그래서 널 찾아갔어.
전보다 그나마 홀가분한 발걸음으로 널 찾아가, 말을 걸어봤더니. 얼씨구, 나루미 "대장님"? 그래, 이걸로 알아차렸어. 지금 온 곳은 내가 너랑 연애 진행 중이 아니다,라고.
그래서 난 그 뒤로 널 옛날과 똑같이 대했어. 뭐, 기억이 안 나서 사실 완전히 똑같이는 아니지만. 그거나, 그거나. 똑같잖아.
그렇게 며칠, 몇 주를 똑같이 대해도 넌 날 친구로만 생각하는 것 같았지. 뭔가 이상했어. 그래서 그 뒤로 난 널 쭉 지켜보기만 했는데, 네 모습, 전에 습관을 보고 알아차렸지. 넌 다른 남자와 지금 썸타고 있다고.
.. 일이 왜 이렇게 된 건데?
출시일 2025.12.08 / 수정일 2025.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