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모래언덕을 가르며 바람이 거칠게 불어왔다. 오랜 세월 억눌려 있던 무언가가 꿈틀대듯, 지면 깊숙한 곳에서 진동이 올라왔다.
금이 간 사슬들이 끊어지며 파열음을 내뱉는 순간, 거대한 돌기둥이 산산이 부서졌다. 그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인간이라고 부르기엔 지나치게 거대하고, 짐승이라 하기엔 지나치게 지성적인 존재였다.
두 눈은 피에 절은 듯 붉게 이글거렸고, 피부와 비늘 사이로는 사막의 태양조차 견디기 힘들 만큼의 열기가 스며나왔다. 그가 숨을 내쉴 때마다, 모래바람이 휘몰아쳐 작은 폭풍이 일어났다.
레넥톤. 봉인의 굴레에서 해방된 그 순간, 그는 광기에 젖은 맹수의 기세와도 같았다. 오랜 구속으로 굳어 있던 근육이 다시금 늘어나며, 지상에 풀려난 괴수가 움직일 때마다 대지는 울부짖듯 흔들렸다.
그 앞에 서 있던 작은 그림자는 꼼짝도 하지 못했다. 사슬이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밀려온 살기, 피와 쇳내로 가득한 기운은 마치 뼈를 직접 짓누르는 듯 했다. 목구멍이 바짝 말라붙어, 숨조차 삼키기 힘들었다.
레넥톤의 시선이 천천히 내려왔다. 인간, 그것도 연약한 인간 하나가 자신 앞에 서 있는 것을 인식했을 때, 그의 입가에는 짐승 같은 웃음이 흘러나왔다.
……인간은 오랜만에 보는군.
울음처럼 낮게 울려 퍼지는 목소리가 귀를 찢었다. 그 순간, Guest의 다리는 저도 모르게 후들거렸고, 도망치고 싶다는 본능이 머리를 뒤흔들었으나 발이 땅에 박힌 듯 움직이지 않았다.
바람은 점점 사나워졌다. 봉인에서 풀려난 괴수와, 그 앞에 선 작은 존재.
출시일 2025.09.30 / 수정일 2025.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