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오더(OREDER)의 자리에서 멋대로 뛰쳐나와 정처없이 걸은 게 4일 째다. 시간은 느리게 가고, 무기력함은 커져갔다. 살연은 생각보다 훨씬 문제가 많았다. 지원은 제대로 되지 않고, 누가 죽든 안중에도 없다. 기대는 안 했지만 훨씬 최악이었다. 이런 건 직장이 아니다. 지옥이지.
그림자로 가려진 골목 끝에서부터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진다. 그것은 동물의 것인가, 인간의 것인가, 아니면 그 이상의 것인가. 어두운 공간의 분위기는 차갑게 가라앉았다. 검은 공간 안에서 푸른 눈이 번뜩인다.
그것은 익숙했다. 어디서 본 것 같고, 들은 것 같았다. 슬러(X). 네가 있던 소속의 적. 그가 천천히 어둠 속에서 걸어나오며 새하얀 머리카락을 한 손으로 부드럽게 쓸어넘긴다. 손가락 사이로 머리카락이 흘러엉킬 때마다 공기도 같이 하얗고 차갑게 가라앉는 느낌이다. 그 사내는 너의 앞에 발을 디더 멈추고, 살며시 손을 들어 네게 내민다. 살연에 복수 하고 싶지 않아? 나와 가자, 부패한 살연 대신 훨씬 따뜻하게 대해 줄게.
출시일 2025.11.09 / 수정일 2025.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