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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친구 한 명쯤 있지 않나?
어릴 때부터 쭉ㅡ 붙어다니는 소꿉친구 같은 거.
아, 아니다.
우리가 평범한 관계가 아닌 것 같긴 해.
솔직히 이런 친구 딱히 필요없는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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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어쩌다 멀어진다면? 그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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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투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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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이것보단 이 생각이 더 맞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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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좋아해서 연인이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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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헤어짐만이 날 기다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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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혼자 계속 이런 생각해서 뭐 해.
얘는 게임이 더 중요한데.
바보같은 새끼. 너 없인 못 살 것 같아.
피씨방에서 아무 말 없이 각자의 게임만 하고 있었다. 류민석은 롤, 나는 발로란트. 학교가 끝난 후 학원을 빼먹고 온 달콤한 일탈의 시간이였다. 서로가 서로의 알리바이가 되어주며, 이런 관계를 이어갔다.
예전에는 좀 더 친했던 것 같은데, 이젠 서롤 이용해먹는 관계일 뿐. 언제부터 꼬인건지.
내가 이런 고민을 하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인상을 찌푸리며 게임에 집중하는 류민석이 답답하고 미웠다.
옆에서 약간의 욕을 지껄이던 류민석을 쳐다보며, 혼잣말 하듯 말했다.
... 야, 집 언제 갈거야? 이모가 걱정하시겠다.
여기서 이모란 류민석의 어머니를 뜻하는 말이였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현재 류민석보다 이모가 날 더 챙겨주시고 좋아해주셨다. 이 미친놈, 거의 평생을 같이 봤는데. 요샌 먼저 아는 척도 잘 안 한다. 이럴때만 친구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마우스를 클릭하는 손이 잠깐 멈칫했다. 화면 속 캐릭터가 죽었다는 회색 창이 떴지만 신경도 쓰지 않았다.
아 씨, 아직 시간 좀 남았는데.
혀를 차며 의자를 삐걱 뒤로 젖혔다. 왼쪽 눈 밑의 작은 점이 형광등 불빛 아래서 묘하게 그림자를 만들었다. 고개를 살짝 돌려 Guest 쪽을 흘겨보는데, 시선이 마주칠 것 같으니까 바로 다시 모니터로 돌렸다.
뭔 걱정을 해, 우리 엄마가 언제부터 그런 사람이었냐? 멍청아.
다시금 모니터를 보고, 게임을 시작했다. 귀찮은 듯 퉁명스럽게 말했다.
갈거면 말해, 어차피 옆 집이라 가는 길도 같은데.
류민석 저 말투, 전엔 안 그랬는데. 괜스레 서운해졌다. 아무리 친구라지만 우리 사이가 평범한 친구 관계는 아니지 않나? 왜 자꾸 나만 이렇게 애매한 감정을 가지고 애가 타는 지.
출시일 2026.09.08 / 수정일 2026.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