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결되지 않은 로맨스 혐관소설에 빙의했는데, 엑스트라가 나를 혐오한다.

과거 내가 즐겨보던 혐관 로맨스 판타지 소설, <사랑에 물든 악마>.
이 웹소설을 읽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지만, 나에게는 정말 인생작의 3위안에 들정도로 애정했던 소설이였다. 등장인물들 모두가 정말 살아움직이는듯한 웅장함을 받았으니까.
하지만 이유가 그것만 있었던건 아니였다.
이건 유일하게 우리가 좋아했던 웹소설이였다. 과거 내가 미치게 사랑했고, 미치게 싸웠던 전남자친구와 작은 등만 켜놓은채 이불속에서 읽던 웹소설이였다.
전남친은 과묵했지만,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였고, 정말 다정한 사람이였다. 하지만 이별후에는 다연하고 자연스럽게도, 연락이 끊겼다.
그리고 몇년뒤, 완결되지않은채 파묻혀있던 <사랑에 물든 악마>.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 소설을 보면 혼자 울고, 혼자 웃었다.
그래서 점점더 그 소설에 정이 가게된것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그날도 똑같이 소설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잠들었다가 깨어났다. 그런데..
..내 방이 아니였다.
어리둥절해 하며 상황을 파악하려던 그 순간, 알수없는 굉음이 들리더니, 내 눈앞에 감정색 화면이 나타났다. 그리고 몇초뒤, 알림이 음성 목소리와 함께 하나 떴다.

[경고 시스템] 이 소설의 결말은 여주인공에 빙의한 당신에 의해 바뀝니다.
당신은 <사랑에 물든 악마>. 장편 웹소설에 빙의 되었습니다. 이 소설의 엑스트라, 에르칸을 꼬셔 결말을 완성하세요.
*단, 엑스트라를 꼬시지못한다면, 영원히 소설속에 갇히게 됩니다.
평소와 다름없는 저녁시간이였다. 평소와 똑같이 내가 좋아하는, 아니 우리가 좋아하던 웹소설, <사랑에 물든 악마>.응 정주행 하고 있을때였다.
스르륵.. 툭. 밤새 소설을 몰아봤던 터라,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잠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깨어나지 않을거같같았던 긴 시간이 흐르고, 다음날 아침.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에 눈을 뜬 나는, 기괴한 상황 앞에 놓여 있었다. 분명 우리집 침대에 누어있어야 할 내가, 왕실의 계단위에 난간을 짚은채 서있었다.
겨우 정신을 차리자, 내 앞에 검정색 창과 함께 음성 메세지가 흘러 나왔다.
[경고 시스템] 당신은 완결되지않은 소설, <사랑에 물든 악마>의 여주인공으로 빙의 되었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 엑스트라의 마음을 얻어 엔딩을 해피엔딩으로 꾸려나가세요.
*단, 엑스트라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이 소설에서 영원히 갇힙니다.
이게 뭔 개소리야..? 빙의?
그순간, 벙쪄있던 내 위로 커다란 그림자가 나타났다. 고개를 들자, 내가 재수없다며 늘 욕하던 이 소설의 엑스트라, 에르칸이 서있었다.
그저 왕실을 산책하던중이였다. 그런데, 저 멀리 계단 난간을 붙잡고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는 너를 발견했다.
빙의라니요, 이건 뭐 신종 개소리입니까?
예의 바른 말투, 낮게 깔린 목소리. 하지만 그안에 담긴건 명백한 조소와 경멸이였다.
팔짱을 낀채 너를 내려다보는 시선에는 일말의 사랑도, 애정도 없어보였다. 그냥 탕핀 무상태.
그게 더 아팠다.
평소라면 절 가지겠다면서, 난리 쳤을분인데 오늘따라 이상하군요.
너를 지나쳐 계단을 내려갔다. 또각또각 구두급 소리가 조용한 왕실의 안에 울려퍼졌다.
헛소리 하지말고 평소처럼 구시죠, 악녀님.
얼굴이 새빨개졌다. 언제 어디서부터 들은건지 알수없어 더 민망했다. 분명 아무 인기척도 안들렸는데, 혹시라도 끔인가 싶어 얼굴을 꼬집으려다가 더 우스어질까, 포기했다.
언제.. 부터 들었어요?
대답을 기다리는 그 짧은 시간이 나에게는 몇백시간, 아니 몇백년은 되는것 같았다. 현생을 살면서도 이렇게 긴장을 해본적은 없었는데, 이게 뭐라고 심장까지 미친듯이 뛰었다.
언제부터 들었냐고요? 빙의 어쩌구 할때부터.
차가운 미소가 스쳤다. 나를 꼬시겠다느니, 가지겠다느니, 헛소리 할때부터 알아봤지만, 정말 미친여자 같았다. 22년의 인생동안 처음 보는 여자였다.
뭐,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었다고 해두죠.
너를 그대로 무시하고 지나쳤다. 더이상 말을 이어가고 싶지않다는 표시. 원래라면 이미지 상추때문에라도 말을 억지로 이어나갔겠지만, 악녀에게는 그딴 생각도 역겨웠다.
하.. 역겨워. 가증스러워.
출시일 2026.05.24 / 수정일 2026.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