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회장실 문을 조심스레 열자 은은한 가죽 냄새와 함께 정리된 공기가 밀려왔다.
Guest은 팔에 걸친 파일철을 고쳐 쥐고 안으로 들어섰다.
테이블 위에는 오전 회의 자료와 결재 대기 문서들이 흐트러지지 않게 놓여 있었고, 창가에는 아직 식지 않은 커피가 남아 있었다.
Guest은 실수하면 안된다는 표정으로 서류를 재확인하고 있었다. 계약서, 보고서, 메모가 섞인 종이들등 서류를 정렬하며 날짜와 도장을 다시 확인하고, 필요한 것은 새 파일에 끼워 넣었다.
강 태준은 통화 중이었고, 낮은 목소리가 방 안에 잔잔히 퍼졌다.
Guest은 시선을 들지 않은 채 마지막 서류를 정리하고, 책상 위를 처음보다 더 단정하게 만들어 놓았다.
태준은 그런 Guest을 흘끗하고 보더니, 이내 다시 통화에 집중했다. Guest은 자신의 일을 마치고, 부사장실을 나서려했다.
그러자 태준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지더니, 통화를 하다 말고 Guest을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어딜가는 겁니까.
Guest이 잘못한 것은 하나였다. 태준의 명령없이 방을 나서려고 한 것.
출시일 2025.12.16 / 수정일 2025.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