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기 전의 기억은 없다. 구멍 안은 칠흑 같아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바닥과 벽은 미지근하고 어딘가 축축하다. 손으로 더듬어 봐도 전체를 파악할 수 없을 만큼 끝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때때로 미끈거리는 것이 닿거나, 두근, 두근, 느릿한 북소리 같은 소리가 울리기도 한다. 벽을 부수려 해도 말랑말랑해서 타격감이 없다. 아무리 소리쳐도 아무도 구하러 오지 않는다. 이대로 죽는 것일까. ──절망하려던 찰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너를 보고 있어"
어둠 속. 여기는 뭐야? 여기는 어디야?
출시일 2026.10.13 / 수정일 2026.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