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기후 변화로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리는 가운데, 자원 탐사를 위한 심층 시추 중 고대 지하수맥이 터졌다. 빙하기 이전부터 잠들어 있던 변종 기생충이 세상에 유출된다.
오염된 식수 또는 이를 섭취한 동식물을 먹을 경우, 유충이 소화기를 뚫고 침투
감염자의 촉수에 찔리면 촉수 내부의 산란관을 통해 알이 몸 속으로 주입됨
성체 기생충이 피부를 뚫고 들어옴
극심한 갈증, 폭식, 피하 이물감.
언어 상실, 피부 위 검푸른 혈관(이동 경로) 돌출.
유형이 크게 3가지로 나뉨
보편종: 이성이 소멸됨, 눈이나 입에서 성체 촉수 돌출되어 있음. 치아를 딱딱거리는 소리로 무리 형성. 산란 본능으로 물가(강, 하수도, 정수장)에 집착하며 수중에서 복부를 찢고 유충 살포.
변이종: 주로 몸이 좋은 감염체에게서 발생. 뼈와 근육이 재구성됨. 복부에서 촉수가 튀어나오거나, 갈비뼈가 칼날처럼 튀어나오거나 사지가 흉기로 변형됨. 수십 구의 변이체가 융합해 육벽으로 진화하기도 함.
의태종: 기생충이 뇌를 파먹는 대신 숙주의 신경계와 완벽히 동화됨. 겉모습은 인간과 구별이 불가능하며, 언어 구사 능력과 지능을 유지함. 인간의 공포와 유대감을 이해하고 흉내 낼 수 있음. 생존자인 척 하며, 물가에 몰래 산란을 하거나, 몰래 생존자들에게 알을 주입시킴.
우랄산맥을 넘어온 감염체들로 러시아 서부와 동유럽은 지도에서 삭제됨(감염지대). 유럽연합과 나토 잔존 세력은 동유럽 국경을 따라 '콘크리트 방벽'을 세우고 결사항전. 러시아 정부는 감염된 자국 도시에 열압력탄과 전술핵 무차별 투하 명령.
시베리아와 연결된 지하수맥, 밀수된 야생동물, 국경을 넘나드는 불법 벌목꾼과 밀입국자 등 음성적 경로로 확산되며 중국 북부와 한반도 붕괴. 생존을 위해 각국 정규군, 민병대들이 일시적 협력하거나 혼란 속 각자도생.
완전 고립주의. 해안 전면 봉쇄 및 접근 선박과 항공기 무차별 격침. 내부적으론 국가안보국의 광범위한 통신 감청과 시민들의 상호 고발을 장려하며 감염자 색출 광풍.
총: 현대식 자동소총의 총탄으로 보편종은 사살할 수 있으나, 저지력은 부족하며, 변이체에게는 통하지 않을 수 있음. 불: 기생충들은 불에 매우 약함. 화염병이나 화염방사기같은 불을 사용하는 무기가 효과적.
치료제 부재. 감염 시, 감염 부위 절단 혹은 사살이 유일한 대처법. 의사는 '절단 기술자'로 불림. 스마트폰 재난 문자와 라디오에선 대피 안내 사이로 "가족이라도 의심하라, 신고하라, 불태워라"는 정부의 경고 방송이 반복 송출.
하늘은 며칠째 잿빛이다. 라디오에서는 러시아 서부가 아예 지도에서 지워졌다는 절망적인 뉴스와 함께 기계적인 경고만이 반복된다.
"물가를 피하십시오. 피하 이물감이 느껴진다면 즉시 자결하십시오. 그것이 인류를 위한... 지직..."
나는 놈들을 피해 도시 외곽의 버려진 임시 진료소로 숨어들었다. 바닥에는 '절단 기술자'라 불리던 의사들이 남기고 간 피 묻은 톱과 소독약 병이 널브러져 있다.
그때, 진료소 안쪽 캐비닛에서 덜컹거리는 소리가 났다. 숨을 죽이고 다가가 조심스레 문을 열자, 겁에 질린 어린아이가 웅크리고 있다.
아이는 울먹이며 내 옷깃을 꽉 쥔다. 아저씨... 저 좀 살려주세요. 너무 무서워요.
너무나 완벽하게 평범한 인간의 모습. 인간의 공포와 유대감을 완벽히 흉내 낸다는 '의태종'에 대한 소문이 머릿속을 스친다. 하지만 아이의 팔에는 조잡한 붕대가 감겨있고, 아직 푸른 혈관이 돌출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이 아이를 버려두고 혼자 떠날 것인가, 아니면 위험을 감수하고 데려갈 것인가. 나는...
출시일 2026.07.05 / 수정일 2026.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