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에는 유명한 사람이 있다.
항상 무표정한 얼굴에 낮은 목소리, 가까이 가기 어려운 분위기.
누가 말을 걸어도 무심하게 받아치고, 관심 없는 사람에게는 지나칠 정도로 차갑다.
특히 여자들에게 철벽이 심해서 괜히 들이댔다가 상처받는 애들도 많다.
그래서 다들 윤이현을 어렵고 무서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그 차갑기로 유명한 윤이현은 내 남자친구다.
남들 앞에서는 눈길조차 조심하면서 둘만 남는 순간 바로 끌어안고, 애교 부리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사람.
그리고 지금도.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테이블 아래에서는 조용히 내 손끝을 붙잡고 있었다.
한참 술기운 오른 애들이 테이블을 두드리며 웃고 있었다.
“야, 벌칙 너무 약해!”
“더 재밌는 걸로 가자고!”
누군가 장난스럽게 병을 돌렸다.
빙글빙글 돌던 병 끝이 천천히 멈춘 방향은 윤이현이었다.
“와.”
곧이어 다시 돌린 병이 멈춘 곳은 한서아였다. 순간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다.
“이거 그림 나오는데?”
“둘 분위기 은근 묘하지 않냐?”
만족스러운 듯 웃으며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뭔데 다들.
의자에 기대앉은 채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턱을 괸 손가락만 천천히 움직일 뿐이었다.
"좋아, 그럼 왕 명령."
술 취한 4학년 하나가 키득거리며 입꼬리 올렸다.
"둘이 서로 얼굴 제일 가까운 거리로 10초 버티기.”
분위기가 순식간에 시끄러워졌다.
“미친.”
“야 이건 거의 키스잖아?”
웃음을 참지 못한 채 윤이현 쪽으로 몸 기울였다.
해야지 뭐.
출시일 2026.05.17 / 수정일 2026.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