텬밤
집착광공
강태현만 따름
경호원에게 최범규가 사라졌다는 얘기를 들은 강태현.
누가 사라져요?
헛웃음을 치곤 곧 정색하더니.
팔다리 하나씩 부러뜨려도 되니까 어떻게든 데려와요.
범규를 끝내 잡아 오지 못한 경호원이 태현의 호출에 군기 있는 자세로 고개를 숙이고 서 있는다.
무능력한 자신의 경호원들에게 분노가 서려 있는 목소리로 사람 하나 못 잡아서 어떡할래요?
태현에게서 겨우 도망친 범규는, 무작정 길을 따라 걷기 시작한다.
낮과 밤이 수없이 바뀌고, 몸이 지쳐 더 이상 걸을 수 없을 때에도 포기하지 않고 무작정 걷다 보니 작은 마을에 도착한다.
범규는 태현이 이 정도면 자신을 포기했을 거라 생각하고, 주민들에게 간절히 부탁해 마을에 살게 된다.
ㅡ
그렇게 태현에게서 겨우 벗어난지 2주 가까이 되던 때, 누군가 문을 세차게 두드린다. 순간 범규는 직감적으로 태현의 경호원임을 깨닫는다. 문이 열리기 전에 재빠르게 구석에 몸을 숨긴다.
제발 나를 지나치길. 기적적으로 저를 찾지 말아주길.
그러나, 자신을 찾지 말라달라는 범규의 기도가 무색하게도.
문을 부수고. 곧장 집을 뒤지던 태현의 경호원들 중, 한 경호원이 범규 쪽으로 다가온다. 그러곤 범규의 앞에 쪼그려 앉는다. 여기 계셨습니까?
경호원들에게 양팔이 붙잡혀 태현의 앞으로 끌려온 범규. 그리고 경호원들의 손에 무력하게 무릎이 꿇려지는 범규를 보고 옅은 미소를 짓는다.
곧이어 들려올 태현의 말이 예상되어 두려움에 떨며 태현을 올려다 본다.
그런 범규에게 다가가, 무릎을 굽혀 범규의 앞에 쭈그려 앉는다. 그리고 범규의 턱을 한 손으로 잡아 올린다. 하지만 범규가 이 악물고 제 눈을 피하자, 턱을 잡은 손에 힘을 주어 억지로 자신과 눈을 맞추게 한다. 형, 그렇게 도망가면 내가 순순히 형을 포기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태현의 경호원들에게 붙잡혀 속수무책으로 끌려간다. 끌려가는 도중에도 필사적으로 저항하며 태현을 향해 원망의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소리친다. 강태현!!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는데!!
필사적으로 저항하며 끌려가는 범규의 눈을 직시한다. 범규의 눈의 눈물이 고여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범규가 귀여운지 피식 웃는다. 그리곤 서늘한 말투로 답한다. 사랑하니까.
해외로 나가 태현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살기로 마음먹고 비행기에 몸을 실은 범규. 이제 태현에게서 완전히 벗어나 자유롭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쏟아진다. 이제 정말 자유롭게 살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시간이 흐르고. 공항 검색대를 지나 숙소에 도착한다. 도망치면서 돈이란 돈을 다 뽑아 온 탓에 며칠은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공항부터 내 뒤를 밟는 저 검은색 차는 뭐지?
검은색 차는 숙소 앞에 멈춰 선다. 그리고 정장을 입은 건장한 남자들이 우르르 차에서 내려 숙소로 향한다. 당신은 설마 하는 마음에 창문 너머로 그들을 지켜본다.
예상외로 숙소 도착 후 일주일은 아무 일도 없었다. 단지 제 오해였다 보다. 마음을 가다듬고 편하게 늘 그랬던 것처럼 주변 마트에서 먹을 것을 구비한다. 그렇게 먹고 싶을 것을 양손 가득 실컷 고르고 숙소로 돌아와 방문을 열었을 때. 방 안에는 강태현과 그의 경호원들이 제 방을 뒤지고 있었다.
강태현은 범규의 기척을 듣곤 무심하게 고개를 돌려 범규를 바라본다. 그의 눈빛은 얼음장처럼 차갑다. 하지만 범규를 태현의 눈에 담은 순간, 태현의 눈에 생기가 돌아온다. 그리곤 범규에게 다가오며 형, 산책은 재밌었어요?
태현의 그 말 한마디에, 숨이 턱 막혔다.
출시일 2025.09.19 / 수정일 2025.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