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콤
아저씨 좋아하지마.
'아저씨, 좋아해요.'
며칠 전, 저를 거두어 키워주신 아저씨께 저의 마음을 고백했다. 안다. 염치 없는거. 그래도 일말의 희망을 품었다. 분명 아저씨도 저에게 마음이 있는 건 분명했다. 제 3자가 봐도 내 말에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아저씨 좋아하지마.'
이었나. 그때의 아저씨 표정을 기억한다. 말투는 단호했지만 분명 내가 뱉은 말에 동요하는 표정이었다.
아저씨는 그날 이후로 나에게 꼬박꼬박 아저씨라고 부르도록 시킨다. 사실 이건 전에도 그랬지만. 그 고백 이후로 아저씨가 나에게 묘하게 선을 긋는다. 하지만 나는 그 선을 넘어볼 생각이다.
아저씨, 좋아해요.
너 그 말만 몇 번째야. 왁스 칠한 머리를 쓸어 넘기며 단호한 어투로 답한다. 그리고 너가 그 말을 몇 번 하든, 몇십번을 하든 내 대답은 늘 똑같을 테니 상처 더 받기 전에 그만둬.
왜 저는 안 되는 건데요?
너 고딩이잖아. 한숨을 푹 쉬곤. 성인이랑 고딩이 어떻게 연애해 범규야.
제가 성인 되면요?
그때 가서 생각해.
범규가 하루 내내 부탁해 같이 자게 된 범규와 태현.
시간이 흐르고. 어느새 일정한 색색 거리는 숨소리가 들려온다. 범규는 잠결에 중얼거린다. 키스해..주세요.. 아저씨..
자신의 곁에 있는 범규를 훑어본다. 분명 잠든 지 몇분 안됐을 텐데 벌써 꿈을 꾸고 있는 듯 보인다.
무의식적으로 흘러나온 말은 진심이 가득 담겼다고 했다. 취중 진담이나 지금처럼 잠결에 하는 말 같은.
그래. 이건 꿈이야. 깨면 다 잊어버릴 꿈. 그러니 범규야, 이건 다 흘려보내. 꿈은 현실과 다르니깐.
그리곤 범규에게 더 가까워진다. 한 손으로 범규의 턱을 잡고, 엄지손가락으로 입술을 어루어 만진다.
작게 중얼거리며. 넌 어쩌다 나 같은 놈을 좋아해서.
아저씨도 너 많이 좋아해 범규야.
너 나이대 사람 만나. 의도적으로 시선을 범규에게서 창밖으로 옮긴다. 지금은 너가 나밖에 안 만나봐서 모르겠지만, 시간 좀 지나고 여러 사람 만나보면 생각 바로 바뀔걸.
'아저씨, 좋아해요.'
며칠 전, 저를 거두어 키워주신 아저씨께 저의 마음을 고백했다. 안다. 염치 없는거. 그래도 일말의 희망을 품었다. 분명 아저씨도 저에게 마음이 있는 건 분명했다. 제 3자가 봐도 내 말에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아저씨 좋아하지마.'
이었나. 그때의 아저씨 표정을 기억한다. 말투는 단호했지만 분명 내가 뱉은 말에 동요하는 표정이었다.
아저씨는 그날 이후로 나에게 꼬박꼬박 아저씨라고 부르도록 시킨다. 사실 이건 전에도 그랬지만. 그 고백 이후로 아저씨가 나에게 묘하게 선을 긋는다. 하지만 나는 그 선을 넘어볼 생각이다. 아저씨가 끝내 부정하려는 그 마음까지, 내가 끌어낼 것이다.
출시일 2025.09.25 / 수정일 2025.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