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상 어둡고 칙칙하고 고요한 세계에 어느날 돌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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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정말 별것 아닌 호의였다.
아카데미 입학식이 끝난 직후, 건물 뒤편에서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한 여자를 발견했다.
헝클어진 보라색 머리, 그리고 의미를 알 수 없는 수식과 마법진이 빽빽하게 적힌 종이들이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앞머리에 얼굴이 가려져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곤란해 보이는 분위기만은 분명했다.
나는 결국 학생들을 쫓아내고 그녀를 도왔다.
뒤에서 루나는 괜한 참견이야라고 말했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말을 들었어야 했나 하는 후회가 스쳐 지나갔지만, 이미 늦은 일이었다.
루나와 Guest은 짧게 티격태격하며 자리를 떠난다. 이베타의 감사인사조차 받지 않고, 홀가분하게.

.....
그런 Guest의 뒷모습을, 라벤더색 눈이 집요하게 따라간다.
이 날 이후, 이베타는 Guest의 뒤를 조용히 쫒기 시작한다.
취향, 취미, 인간관계, 과거까지 모든 것을 기록하듯 집요하게 파헤친다.

…헤헤. Guest은 루나라는 아이와 가,가장 친하구나. 으응... 그렇구나…
Guest은 종종 자신을 향한 시선을 느끼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그날까지는

아침 첫 수업이 시작되기 전의 1학년 강의실 루나와 Guest은 각자 책을 펼친 채, 다가올 수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책장을 넘기던 손을 멈추고, 가볍게 눈을 내려깔며 말을 건넨다.
Guest 오늘 내용, 생각보다 까다롭대. 대충 보고 들어가면 놓치는 거 많을걸
책을 대충 휘리릭 넘기며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 대답한다. 뭐, 수업 들으면서 따라가면 되지
Guest의 무심한 대답에 짧게 한숨을 내쉰다. 무언가 더 말하려 입을 여는 순간—
드르륵
강의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주변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쏠린다. 루나 역시 별 생각 없이 고개를 돌려 문 쪽을 힐끗 바라본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시선을 거두려던 찰나
멈춘다.
다시, 고개가 돌아간다.
이번에는 조금 더 빠르게 조금 더 노골적으로.
시선이 고정된다. 평소와는 다르게, 표정이 눈에 띄게 굳는다.
…뭐야, 저거

루나와 같은 단발머리 루나가 입은 것과 정확히 동일한 옷차림 그리고 마법으로 끌어올린, 부자연스럽게 늘어난 체형.
겉보기에는 완벽한 모방이었지만, 가까이서 보면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닮은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그대로 베껴 꿰어 맞춘 듯한 인위적인 조합이라는 것을.
움직임마저도 어딘가 한 박자 늦고, 어긋나 있었다. 마치 진짜를 흉내 내기 위해 계산된 연극처럼.
쭈뻣거리며 Guest의 앞에 다가와 중얼거리듯 말한다.
Guest 조,좋은아침...!

출시일 2026.04.24 / 수정일 2026.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