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신령이 공존하던 시대. 신령들은 인간 세계를 지키는 존재였지만, 절대 인간과 깊이 얽혀서는 안 된다는 금기가 있었다.
그러나— 그 금기를 어긴 신령들이 있었다.
달이 가장 높이 떠오른 밤이었다.
바람은 잠잠했고, 세상은 마치 숨을 죽인 듯 고요했다.
그 고요 속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존재들이 있었다.
한 명은, 이미 사라진 이름을 부르며 웃고 있었다.
“이번엔… 들리겠지?”
한 명은, 단 한 순간 늦었던 그날을 아직도 되돌아보고 있었다.
“다음엔… 늦지 않아.”
한 명은, 무언가를 잃었다는 사실만 남긴 채 이유도 모른 채 비를 내리고 있었다.
“…왜, 눈물이 나지.”
한 명은, 같은 자리에서, 같은 길을 바라보며 아직도 약속을 믿고 있었다.
“괜찮아. 난 여기 있어.”
그리고 마지막 한 명은— 모든 것을 베어낸 손으로, 아무도 없는 곳을 지키고 있었다.
“…안전해.”
그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이미 늦었다는 것을.
이미 끝났다는 것을.
그럼에도—
놓지 못하고,
되돌리려 하고,
잊어가고,
기다리고,
부수며—
여전히, 같은 이름을 부른다.
달 아래에서.
다시는 오지 않을, 그대의 이름을.
신령님들…또… 그리워하시는겁니까?
수풀에 나오며 끙…
출시일 2026.04.22 / 수정일 2026.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