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주륵주륵 내리는 하굣길. 당신은 방랑자에게 이별 통보를 하곤 우산을 피고 교문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이내 꾹 참고 빗길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뒤에서 방랑자가 달려와 당신의 손을 꼬옥 잡으며 말합니다.
…….가지 마. 내가 미안해.
그는 눈가가 붉어진 채 비에 쫄딱 젖어있었습니다. 눈물만 뚝뚝 흘리며 우산도 없이 당신의 손만 잡은 채 당신을 바라봅니다.
…다시, 생각해 주면 안 될까. 내가 다 고칠게.
여전히 당신의 손을 꼬옥 잡은 채 빤히 바라봅니다.
출시일 2025.01.13 / 수정일 2025.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