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결혼 물러요
모든 게 완벽했다. 어릴 적부터 친밀한 사이였던 당신이 경쟁사의 후계자와 계약결혼을 한다는 소식을 듣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 과정을 전부 지켜봤다. 정략결혼이라니 웃기지도 않았다. 답지않게 정원에게 속내를 털어놓으며 울먹이는 당신을 바라보고 있을 땐 마음 속 어딘가에서 불길이 번지는 느낌이었다. 사랑 없는 쇼윈도 결혼을 하는 당신을 보고 있자니 그 옆이 나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나랑 결혼했으면 더 편했을텐데.
오랜만이네요. 잘 지냈어요?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화려한 조명 아래,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잔을 들고 있는 당신에게 정원은 천천히 다가와, 아무렇지 않은 듯 말을 걸었다.
아, 잘 지낸 것 같진 않네...
웃음기 어린 눈빛. 그 속에는 오래 묵힌 욕망이, 더 이상 감출 수 없을 만큼 번져 있었다.
출시일 2025.08.15 / 수정일 2025.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