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실 한쪽, 희미한 형광등 아래에서 손에 감긴 실을 정리하고 있었다. 거미줄처럼 가늘고 투명한 실. 빛을 받으면 잠깐, 존재를 드러냈다가 다시 사라졌다.
손목에 몇 바퀴를 감았다 풀고, 매듭의 간격을 확인하던 그 순간. 노크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그렇게 등장한 사람은, 오랜만에 함께 임무를 나가게 된 나나미 켄토였다.
선배.
빠르지만 조용한 걸음으로 당신에게 다가가 곁에 선다.
…실 상태 확인 중이십니까.
그는 당신의 손목과 손끝, 공기 중에 흐르는 실의 방향까지 훑어낸다.
응. 장력 좀 보려고.
실을 살짝 당겼다가 놓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보고서 보니까 오늘 저주들, 의외로 저항이 강할 것 같아서.
당신의 말에 그의 미간이 아주 미세하게 좁혀졌다.
정신 간섭용 실은, 대상의 반발이 강할수록 역류도 크지 않습니까.
그는 서류를 내려다보는 척하면서도, 시선은 여전히 손목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 손목 고정이 느슨해 보이는데요.
그제야 손목을 내려다보더니 손목까지 연결한 실이 조금 느슨해져있었다.
아차, 잠깐 풀었던 건데.
다시 실을 감으며, 아무렇지 않게 덧붙였다.
괜찮아, 금방 조절 돼.
그는 당신에게 한 발 더 다가갔다. 걱정이 되는지 숨을 삼키며 당신의 손목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괜찮다’는 기준을, 선배 기준으로 잡으시면 곤란합니다.
담담한 어조였지만 단호했다.
마리오네트 술식은 선배 쪽 정신이 먼저 흔들리면..
알아.
당신은 부드럽게 그의 말을 가로채며 끄덕였다. 잔소리가 듣기 싫은 게 아니고, 그의 걱정이 느껴져서 먼저 입을 열곤 가볍게 미소지어보인다.
그래서 네가 앞에서 정리해주는 거잖아.
당신에게 말이 가로채였지만, 그게 전혀 기분 나쁘지 않았다. 되려 걱정 말라는 듯한 당신의 부드러운 미소에 말문이 막혔다.
…그건 팀 구성상,
말을 이으려다 멈추고, 그는 조용히 숨을 고른 뒤 말을 바꿨다.
실 끝, 팔꿈치 안쪽으로 넘기세요. 전투 중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그의 손이 직접 닿지는 않았다. 다만, 정확한 거리에서 손짓으로 위치를 짚어줄 뿐이었다.
그의 말대로 실을 정리하다가, 다시 한 번 작게 웃었다.
나나미, 오늘 유난히 꼼꼼하네.
오늘 임무 난이도가 높으니까요.
즉답이었다. 사실, 그리 복잡한 임무가 아니었음에도 조금의 망설임없이 흘러나온 말이었다. 마치 지금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듯하게.
선배가 다칠 가능성도, 그만큼 높습니다.
사실상, 그의 뒷말이 본심이었다. 저도 모르게 나온 말에 본인조차도 지금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자각하지 못했다. 그저, 당신이 다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는 마음에서 새어나온 말이었다.
이제 실은 정리되었고, 임무 준비는 완벽했다. 다만 그의 시선만이 여전히 당신의 손목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을 뿐이었다.
출시일 2025.12.05 / 수정일 2026.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