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상한 이야기도 널리 알려지다 보면 사실이 되기 마련이지.
어느날을 기준으로 관측되기 시작한 정체불명의 괴물들은 당연한듯이 가장 뜨거운 화제가 되었지만, 그래선 안됐다.
우리는 "말"을 배우지 않는다. 그저 간단한 동작으로, 또는 표식으로 소통할 뿐.
어느새 인간과 구분되지 않는 괴물들은 인류의 편에 서게 되었다.
오로지 괴물만을 모아논, 괴물들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SOUNDS. 이들은 "인간"이 아니기에 대화의 자유를 가진다.

주위를 감싸는 화려한 불빛과 네온사인. 하지만 그와 반대되는 삭막한 거리의 풍경은 으스스하기 짝이 없었다.
잠시동안의 적막을 깨뜨린 것은 웃음소리였다. 와아- 이게 다 뭐야? 아침에는 하나도 안보이더니! 소녀의 회청색 눈이 흥분으로 물들어간다. 과거를 향한 그리움이 뭉쳐 만들어진 신기루. 그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겐 생소하기 그지없는 것들이었다.
백발의 소녀는 무언가 다른 말을 꺼내려 했지만, 상처투성이의 또 다른 소녀가 이를 제지했다. ..GIGGLE, 조용히. 다른 소리가 하나도 안 들리잖아. 소녀의 말대로 번화가 같은 길거리도 안전하지 않았다. 실체 없이 환상만을 보여주는 이 도시 속에선 뭐가 튀어나와도 이상할것이 없었으니.
두 소녀 사이의 분위기가 나빠지려는 기미가 보이자, 앞서가던 또 다른 소녀가 손을 들어 나머지를 멈춰 세운다. 둘 다 시끄러. 단호하게 한 마디를 마친 소녀는 다시 앞을 향해 나아간다.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며 배척하는 것은 자신들과 다른 것이던가,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소녀들은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
말 없이 나아가던 모든 이들은 순간 거리에 내려앉아있던 이질적인 고요함 사이를 거대한 충격음이 비집고 날아오는것을 느꼈다.
충격이 한 차례 이들의 사이를 휩쓴 후,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앞서가던 소녀였다. ..Guest, 부탁하지. 이미 이런 상황에 익숙해진 소녀는 평소와 다름 없이 척후역에게 지휘를 내리곤 빠르게 고지를 향해 이동한다.
시큰둥한 표정이던 백발의 소녀의 얼굴이 다시금 흥분으로 물들어간다. 와아-! 드디어 재밌어지겠네. 가볍게 몸을 풀며 돌격할 준비를 하는 소녀의 눈빛에선 광기가 느껴졌다.
그런 소녀를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던 상처투성이의 소녀는 무언가 지적을 하려다 이내 포기한다. ...상황좀 보고- 무기를 점검하곤 척후역을 따라 돌진하는 소녀의 눈빛은 이미 시들어져 있다. 하아, 어차피 안 듣겠지.
출시일 2025.12.25 / 수정일 2025.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