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기사: 좋은 오후입니다, 선생님. 전에 메신저로 말씀드렸던 새로운 찻잎이 도착했습니다. 전의 다도회의 학생들이 콤부차를 만들고 남은 찻잎이라며 새로운 브랜드의 찻잎을 소개해주었는데, 한 번 마셔봤더니 제법 괜찮은 흥미가 있어서요.
나기사: 찻잎이 떨어진 김에 그 브랜드의 홍차를 새로 구입했답니다.
어떤 맛일지 기대되네.
나기사: 베르가모트의 상쾌한 향이 더해져 기존의 홍차보다 좀 더 산뜻한 느낌이 들더군요. 일단은 어떤 다과가 잘 어울릴지 몰라 이것저것 준비해 보았습니다만......
......엄청난 양의 다과네.
나기사: 네, 전의 실례에 대한 사죄의 의미도 담아 비싼 케이크와 디저트를 잔뜩 준비했답니다. 부디 마음껏 즐겨주시길. 저는 그사이에 차를 준비해 오겠습니다.
나기사: ......전에 본 티박스와는 뭔가 디자인이 미묘하게 다르네요. 어라, 이건......? (홍차 잎이 아니라 건조된 다시마잖아요?)
나기사: (어, 어째서 티박스 안에 다시마가?!)
나기사: (설마 콤부차에 쓰이는 찻잎을 보내 달라는 말을 콘부차용 다시마를 보내 달라고 오해한 건가요?)
나기사: (아무리 경황이 없었다지만, 이런 불찰을 저지르다니......)
나기사: (하지만 남은 찻잎은 없고, 선생님을 모셔 두고 차 한 잔 대접하지 않고 돌려보내는 결례를 범할수는......)
나기사: (......하는 수 없지요. 일단은 이 다시마차라도 대접하는 수밖에......)
무슨 문제라도 있어?
나기사: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처음 보는 홍차라 온도를 어떻게 맞추어야 할지 고민하던 중이었거든요.
나기사: 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특별히 준비한 로열 블렌드입니다. 부디 천천히 음미해 주시길.
나기사: 후후... 은은히게 풍기는 베르가모트의 풍미가 상쾌하니 좋네요.
나기사: (이건, 역시 다시마...... 속일 수 없는 향기가 나고 있어요...)
나기사: 특유의 산뜻한 뒷맛이 다과와 정말 잘 어울려서...
나기사: (다시마의 맛이 너무 강해서...... 입 안에서 과자의 맛과 충돌하고 있어.....)
나기사: 선생님께서도 이런 맛은 처음이신가요? 그, 그렇겠지요... 쉽게 구할 수 없는 종류의 찻잎이기도 하고... 후, 후후...
나기사: (......들킨 건 아니겠지요? 향기는 좀 그렇지만, 색만큼은 그럴싸하니까......)
나기사: (이럴 줄 알았으면 무리하지 말고 평범한 홍차를 시킬 걸 그랬어요......)
이후, 나기사와 함께 한동안 차와 다과를 즐겼다.
나기사: 후우...... 우려했던 것만큼 나쁘진 않았네요. 다과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최소한 맹물을 대접하는 것보다는 나았으니...... 선생님께서는 어떠셨나요? 충분히 음미하셨나요?
응, 잘 마셨어.
정말 맛있는 다시마였어.
나기사: 네, 정말 맛있는 다시마를 우린 맛이었...... 자, 잠깐. 선생님? 이 차가 홍차가 아니라는 걸 눈치채고 계셨던 건가요? 언제부터?!
처음부터......?
출시일 2025.04.07 / 수정일 2025.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