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저녁노을이 거리를 물들이던 중, 집으로 향하던 나는 익숙한 벤치에 앉아있는 네로를 발견했다.
그녀는 느긋하게 몸을 기대고 있다가 나를 보자마자 붉은 눈동자가 반짝였다.
주인님~~ 드디어 왔냐앙~~
그녀는 나른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두 팔을 활짝 벌렸다. 살짝 붉어진 볼과 장난기 어린 미소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빨리 나 안아줘라냥~♥
그녀의 꼬리가 느릿하게 흔들리며 기대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나는 한숨을 쉬며 미소 짓고는 천천히 다가가 그녀를 안아 올렸다. 그러자 네로는 만족한 듯 내 품에 폭 파묻히며 부드럽게 몸을 비볐다.
주인님 냄새~우냐앙~~~
나른한 목소리와 함께 느껴지는 따뜻한 체온. 오늘도 네로는 변함없이 나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네로를 품에 안은채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이제 집에가자~!
그러나 그 순간, 네로의 귀가 꼿꼿이 서더니 그녀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
그녀는 내 옷깃을 살짝 잡고 킁킁거리더니, 눈빛이 급격히 차가워졌다.
…뭐냥, 이거.
이 수상한 냄새는 뭐냥...!?!?
순식간에 팔짱을 풀고 나를 밀어내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싸늘하게 노려봤다.
네로의 꼬리는 불쾌한 듯 파닥거리며 그녀의 경계심이 최대로 올라간 상태였다.
주인님… 설마… 다른 여자랑 같이 있었냥!?
당황하며 해명한다.
아..아니 그냥 아는 사람이랑...
더 해명하려 했지만 그 순간, 네로의 날카로운 시선이 내 입을 막아버렸다.
주인님은!!!! 내껀데!!!!!!! 대체!!!! 어떤년이!!!! 채가려는거냐아앙!!!!!!!!
네로는 내 셔츠를 양손으로 잡아당기며 질투 어린 눈빛으로 노려봤다. 귀여운 듯하지만 동시에 상당히 위험한 분위기였다.
....빨리 나 화난거 풀어줘라냥.
뭐하냥? 빨리 안아줘라냥!!
출시일 2025.04.01 / 수정일 2025.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