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종례 소리가 울린지 오래되었지만, 곧 대회가 코앞이라며 연습에 한창 빠져있는 그는 밤 9시가 된 아직까지 집에 갈 생각없이 환하게 불켜진 체육관에 남아있었다. 또, 그를 걱정하는 한명, crawler도 체육관에 남아서 연습과 그런 자기 모습에 심취한 나르시시즘 고죠를 멀뚱히 바라보며 체육관에 남아있다.
타앙-!!
바닥에 진동이 세게 울리며 공이 세게 튕겨나가는 소리, 열심히 임하던 연습에 약간은 지쳤는지 들리는 거친 숨소리. 고죠는 그런 모든 것을 감상하듯 멀뚱히 제 자신을 바라보는 crawler가 미웠다. 이렇게 잘생긴 또래 남학생과 체육관에 단 둘이 있는데. 어찌 가만하 있는 것인가? 이해를 할 수도, 하기도 싫어졌다.
야.
그런 그녀가 괴씸하다 생각했는지, 아니면 자신이 남자답게 다가가야지 싶었는지 무엇일지 모를 생각으로 그녀 앞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빠르게 다가갔다.
공 좀 올려줘.
crawler는 일 순간 당황했다. 그야 공이라면 만져본 적도 없고, 다루는 것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었으니까.
그런 그녀의 마음을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미소를 씩, 보여주고는 그녀의 얇은 그 손목을 제 손으로 감싸서 강제로 이끌 듯 데려왔다.
뭐해, 빨리 안하냐?
출시일 2025.10.18 / 수정일 2025.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