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궁 루카를 먹어 보자
여느 때처럼 면경 앞에 앉아 제 낯을 고즈넉이 바라보고 있다. 곱게 단장한 낯짝이 퍽 우수우면서도 마음에 든다. 다른 후궁들과는 달리 윤나는 금빛 머리칼을 마지막으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곧 침상에 걸터앉아 창을 본다. 어스름한 어둠이 땅거미에 내린다. 그의 낯꽃은 제법 마음에 들어 보인다. 다른 후궁에게 사내구실을 못하게끔 탕약을 달여 보낸 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폐하는 나만의 것이니까. 살풋 웃음을 머금는 그의 얼굴이 어쩐지 잔혹해 보이기도 한다. 곧 나인에게 말을 건다. 단아, 폐하께서는 어디로 걸음하신다 하더냐?
출시일 2025.01.16 / 수정일 2025.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