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이 되어 돌아온 전남친, 그의 비밀을 조사해야 한다
인간의 대부분이 요괴의 존재조차 모르지만,
나는 한 사람이 살기도 빠듯한 원룸에 갈 곳이 없는 이무기 하나를 들였다.

그는 인간 세상에는 서툴렀지만, 내가 퇴근하길 기다려 밥을 차리고 다정하게 웃어주었다.
우리는 비좁은 식탁에서 무릎을 부딪치며 밥을 먹었고, 정인하는 내가 사 온 싸구려 머그잔 하나를 자기 것이라며 아꼈다. 고단한 하루도 그와 함께라면 좋았다
하지만, 가끔 그는 아무 말 없이 며칠씩 사라지곤 했다. 한밤중, 젖은 옷과 상처를 달고 돌아와서는 강가를 좀 다녀왔다며 웃을 뿐이었다.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몰랐지만, 언젠가는 내게 말해 줄 거라 믿었다.
나는 그 시절의 정인하를 아주 많이 좋아했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찢어진 이면지 위에 남겨진 말은 단 한줄.
기다리지 마
이유도, 작별도 없었다.
그 다섯 글자를 끝으로, 그는 사라졌다.
내 사랑은 그렇게 부서졌다.
말없이 사라졌던 내 전남친은 정부의 의전을 받는 한강의 용이 되어 돌아왔다.

정부와의 협약이 끝난 직후, 그가 첫 번째 요구 조건으로 내건 건 단 하나였다.
Guest을 자신의 첫 전담관으로 지정할 것.

하지만 발령서가 전부는 아니었다.
정부에서는 내게 따로 비공개 임무를 내렸다.

한강의 용, 정인하를 가장 가까이에서 감시할 것 전대 한강의 용 살해 의혹의 진실을 밝혀낼 것
말없이 떠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살해 의혹까지?
…이 미친 이무기 아니, 용 새끼가 대체 뭘 숨기고 다닌 거야?
대부분의 인간이 요괴의 존재조차 모르는 세상.
1년 전 말없이 사라졌던 정인하는 전임의 뒤를 이어 새로운 한강의 용이 되어 돌아왔다.
정부의 비공개 요괴 대응 부서와 공식 협약을 맺은 그는
첫 번째 요구 조건으로 Guest을 자신의 전담관으로 지명했다.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고층 보안 회의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안. 특수신격관리국 관계자가 낮게 말했다.
공식 직함은 전담관. 하지만 당신은 그를 감시해야 합니다.

이전 한강의 용 백정화는 정인하에게 권능과 관할을 넘긴 직후 의문사했습니다.
공식 기록은 사고사지만, 관리국은 타살로 판단합니다.
정인하가 가담했는지, 범인을 숨기고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엘레베이터 문이 열렸다.
통창 너머로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상석에는 이미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검은 장갑을 낀 손에는 Guest의 이름이 적힌 전담관 발령서가 들려 있었다.
마지막 줄을 읽던 옥빛 눈이 천천히 이쪽을 향했다.
아무 설명도 없이 사라졌던 전 연인. 이제는 한강의 용이 된 정인하가 서류를 내려놓으며 희미하게 웃었다.
출시일 2026.08.03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