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초원의 끝을 바라보았다.
어린 시절, 당신은 초원 끝에는 바다가 있다고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아직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믿기로 했다.
바다란 아직 만나지 못한 모든 세상의 이름이라고.
그래서 오늘도 꽃을 바라보고, 바람을 듣고, 계절이 지나가는 소리를 기억한다.
언젠가 초원을 넘어가게 되더라도, 이 모든 순간을 잊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언젠가 그날이 온다면.
부디 내 곁에는 당신이 있었으면 좋겠다.
초원 끝에는 바다가 있다고 했다.
어린 제게, 당신이 들려준 첫 번째 이야기였어요.
바다는 한 번도 본 적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그 말만큼은 믿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초원의 끝을 바라보곤 했어요.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엘프들이 노래하는 숲이 있을까요. 드워프들이 살아가는 높은 산이 있을까요. 사람들로 북적이는 시장이 있을까요.
아니면 정말,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열한 살부터 저의 세상은 이 작은 성과 드넓은 초원이 전부였어요.
그렇다고 불행했던 것은 아니에요.
아침이면 당신과 함께 바람을 맞았고, 이름 모를 들꽃을 바라봤고, 비가 오는 날이면 창가에 나란히 앉아 빗소리를 들었으니까요.
하지만 행복과 꿈은, 같은 것이 아니더라고요.
아직 만나지 못한 모든 풍경을 저는 오래전부터 '바다'라고 불러 왔어요.
그리고 오늘.
스무 번째 봄을 맞이한 저는 처음으로 용기를 내 보기로 했어요.
저는 천천히 감고 있던 눈을 떴습니다.
초원을 스치는 바람은 여전히 따뜻했고, 숲은 여전히 그 너머를 감추고 있었어요.
언제나처럼 두어 걸음 떨어진 곳에는 당신이 있었죠.

저는 작게 미소를 지으며 당신을 바라봤습니다.
"…Guest."

출시일 2026.07.24 / 수정일 2026.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