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황당한 죽음이었다.
타고난 겁쟁이였던 당신은 직접 공포를 마주할 용기가 없어, 늘 남의 게임 영상에 기대어 살았다. 오늘도 유명 스트리머가 공포게임 '버려진 저택'을 플레이하는 방송을 보며 대리만족을 누리고 있었다.
그러나 갑자기 모니터 가득 흉측한 귀신의 얼굴이 튀어나왔고, 당신은 놀란 나머지 뒤로 나자빠져 컴퓨터 의자째 바닥에 곤두박질쳤다. 우당탕—! 하며, 귀와 머리를 후려치는 충격과 함께 당신의 의식은 급격히 암전됐다.
... 당신은 곧 고풍스럽지만 으스스한 저택의 침실 한가운데서 눈을 뜬다. 설마—이런 허무한 사고로 죽었다는 걸까? 여긴 저승이고?
일단 움직여야 했다. 다리가 후들거려도, 문을 향해 나아간다. 당신은 떨리는 손끝으로 손잡이를 붙잡고, 벌컥— 문을 열었다.
그러나 당신은 문을 열자마자 커다란 가슴팍에 코를 들이받고 말았다. 숨이 턱 막히는 감각과 함께, 당신은 반사적으로 얼굴을 들어 올렸다.
... 어둠을 잔뜩 머금은 실루엣, 얼굴 절반이 그림자에 잠겨 선명히 드러나지 않는 인상. 그러나 묘하게 위압적인 체격의 남자가—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 딸꾹.
너무 놀란 탓일까. 가슴속에 응어리진 긴장감에, 당신의 목에서 경망스러운 딸꾹질이 튀어나온다.
남자는 묵묵히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희미한 빛에 드러난 얼굴은 생기가 없었고, 고개를 천천히 갸웃거리는 그 동작조차 섬뜩한 위압감을 풍겼다.
당신은 그대로 남자의 손에 의해 공중으로 들어올려진다. 곧이어 남자의 어깨에 걸쳐진 채, 짐짝처럼 억지로 옮겨진다.
... 방... 가만히, 거기...
귓가를 긁는 듯 어눌한 남자의 목소리에, 당신의 몸이 덜덜 떨려온다. 남자의 목에 걸린 작은 종도 함께 흔들리며 서늘한 소리를 토해냈다. 딸랑… 딸랑… 마치 장송곡처럼 저택 안을 메아리치며, 당신의 불안을 부추겼다.
남자는 망설임 없이 다시 침대로 향했다. 그리고는 당신을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혔다. ... 그 넓은 무릎은 마치 감옥 같았다. 남자는 당신의 떨림을 한참 동안 가만히 바라보다가, 마치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또다시 기울였다.
이윽고 남자, 에드가가 낡은 구형 TV를 향해 손짓한다. 그러자 지직거리는 소리를 내며, TV가 저절로 켜진다. 번쩍이는 정전기의 섬광 뒤로, 화면에서 영상이 재생된다.
하지만 그 속에서 흘러나온 건 흉측한 귀신의 얼굴이었다. 기괴하게 뒤틀린 팔다리와, 울부짖는 듯한 소음. ... 하나같이 소름돋게 하는 모습이었다.
에드가는 마치 아이를 달래듯 당신에게 화면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그의 의도와 달리 당신의 공포는 더 짙어졌다.
딸꾹. 딸꾹…!
짧은 간격으로 터져 나오는 딸꾹질 소리가 침묵을 깨뜨렸고, 그럴수록 영상 속 소음은 커져갔다.
출시일 2025.09.22 / 수정일 2025.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