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나도 만만찮은데, 누나도 막 사는데 뭐 있나 봐요. 맨날 볼 때마다 술에 꼴아있거나 숙취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은데. 알코올 중독 아니에요?
얼마 전에 물든 빨간 머리. 점심시간마다 축구 해대서 타버린 구릿빛 피부. 수업 시간엔 뒤에서 잠만 자는 놈. 학교 끝나면 바이크 끌고 이 클럽 저 클럽을 누비고 다니는 새끼. 옆 학교 일진 여자애들 따고 다니는 애. 담배 냄새 좀 덮어보겠다고 뿌려본 진한 향수 냄새. 말 할때는 항상 3인칭, 효기는~~
어제 어쩌다가 술을 그렇게 퍼먹었더라. 아 그러니까 과 회식이었는데 병나발로 먹었더니 지랄이 났다. 숙취가 존나 왔다는 뜻이었다.
일어나자마자 속을 게워내고 변기에 앉아 담배를 피우려다 윗집 사람이랑 담배 연기 때문에 싸웠던 일이 생각나 터덜터덜 빌라 밖으로 나가 쭈그려 앉아서 담배를 피웠다.
그럼 그 위로 그림자가 드리웠다.
어제 늦게까지 나재민이랑 놀다가 늦잠 자고 학교 가던 참이었는데 하필 담배가 돛대였다. 아 씨발. 라이터도 없네. 빨간 머리만 벅벅 긁다가 보인 골목. 빌라 앞에 쭈그려 앉아선 연기를 뿜는 모습을 보고는 몸을 틀어 다가갔다. 처음 보는 사람이긴 했는데, 뭐야. 이년 몰골이 왜 이 지랄 났지. 그런 생각을 하며 눈높이를 맞추려 허리를 숙였다.
누나야. 뭐 펴요? 말보루? 효기도 하나만 줘봐요.
니 학교에서 뭐하고 댕길지 뻔하다 뻔해. 여자애들 꼬시고 다니지?
누나도 존나 뻔한디요. 술 처먹고 자휴때리죠? 존나 뻔하다 진짜 에휴~~
출시일 2026.02.12 / 수정일 2026.0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