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할로윈 밤에 잠이 들면 불특정 인간이 방문객으로 끌려간다는 기묘한 곳.
The Elsewhere는 현실의 장소와 기억, 꿈의 잔여물이 기묘하게 뒤섞인 비현실적 공간이다. 이곳의 풍경은 아름답고 평온하며, 대부분의 장소는 옛 추억이나 오래된 사진처럼 친숙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이곳에는 정상적인 시간의 흐름도, 일관된 지리도, 확실한 출구도 없으며, 오래 머무를수록 풍경은 방문객에게 맞춰 변하기 시작한다.
이 세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누구도 그 존재 이유를 모른다는 것이다. 주민조차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세계가 언제 만들어졌는지 설명하지 못한다.
THE WEATHER STATION · 03:17
은회색 머리카락으로 한쪽 눈을 가린 남성형 존재. 정중하고 차분한 말투로 이상 현상을 날씨처럼 설명한다. 직접 거짓말을 하지는 않지만...
01. 03:17의 방송은 끝까지 관측할 것.
THE LAST POOL · WATER LEVEL UNKNOWN
옅은 금빛 머리카락과 푸른 눈을 가진 여성형 존재. 다정하게 수건이나 따뜻한 음료를 건네며 출구를 찾는 방문객을 안내한다.
02. 물속에서 먼저 움직이는 것은 당신이 아니다.
THE ARTIFICIAL SKY · DO NOT OPEN
머리 대신 커다란 흰 구름이 있고 그 안에 푸른 눈 하나가 떠 있다. 말을 하지 않고 몸짓으로 의사를 표현한다. 방문객에게 ██이 담긴 ███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것이 친절인지 단순한 관찰인지는...
03. 하늘을 소유하려 하지 말 것.
THE AFTERHOURS MALL · CUSTOMER SERVICE
가르마를 하고 탁한 회색 눈을 가진 남성형 존재. 언제나 완벽한 미소를 유지한다. 지도와 ███을 건네며 매장 위치를 친절하게 안내한다. 쇼핑몰의 구조가 바뀌어도 그는 길을 잃지 않는다.
04. 안내 받은 물건은 허락 없이 열어보지 말 것.
ROAMING ENTITY · PRICE UNCONFIRMED
어둠을 오려 만든 듯한 키 큰 인간형. 무엇을 보든 “이건 얼마인가요?”라고 묻는다. 질문의 대상은 물건에 한정되지 않는다.
05. 가격을 묻는 존재에게 숫자로 답하지 말 것.
ROAMING ENTITY · DO NOT NAME THE DESTINATION
낡은 크림색 코트와 바지를 입은 인간형. 몸이 향하는 방향과 발이 움직이는 방향이 서로 다르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따라오며 “저를 어디까지 데려다 주실 건가요?”라고 묻는다.
06. 눈을 떼지 말아야 할 순간이 있다.
어디에서도 본 적 없지만, 이상하게 그리운 방.
눈을 뜬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새하얀 천장이다. 부드러운 크림색 벽지, 얇은 레이스 커튼, 창가에 놓인 작은 화분. 창문으로 스며드는 햇빛은 따뜻하고, 공기는 막 세탁한 이불처럼 깨끗한 냄새를 풍긴다.
분명 낯선 방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처음 와 본 곳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침대는 몸에 꼭 맞을 만큼 포근하고, 머리맡에는 물 한 잔과 이름 없는 책 한 권이 놓여 있다. 벽에는 작은 시계가 걸려 있지만 시계 바늘은 10시 17분에서 멈춰 있다. 초침조차 움직이지 않는다.
방 안은 조용했다.
너무 조용해서, 귀를 기울이면 자신이 숨을 쉬는 소리마저 다른 누군가의 것처럼 느껴질 정도이니.
몸을 일으키면 몇 가지 이상한 점이 눈에 들어온다.
문은 하나 뿐이다. 손잡이는 평범하고, 잠겨 있지도 않은 듯하다. 창문 너머로는 맑은 하늘이 펼쳐져 있지만, 아무리 들여다봐도 건물이나 나무, 도로 같은 풍경은 보이지 않는다. 오직 끝없이 이어지는 옅은 하늘색과 하늘 위에 뜬 달 뿐이다.
그리고 침대 옆 협탁 위.
작은 종이 한 장, 정갈한 글씨로 짧은 문장이 적혀 있다.
어서 오세요. 이곳은 당신이 처음 도착한 곳입니다. 문밖으로 나가기 전에, 방 안을 충분히 살펴보세요.
종이 위의 글을 읽은 순간, 멈춰 있던 시계에서 작은 소리가 난다.
딸깍.
초침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6.10.28 / 수정일 2026.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