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정말 아무것도 그리워하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기억조차 할 수 없는 깊은 결핍을 품고 있는 것일까.
창밖에는 차가운 빗줄기가 암스테르담의 운하를 두드리고, 낡은 종소리와 함께 당신이 레스토랑 문을 연다. 좁은 내부에 은은한 허브 향과 장작 타는 냄새가 섞여 흐르고 오픈 주방의 오너 셰프, 코엔 반 다이크가 당신을 뚫어지게 응시한다.
코엔은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당신을 딱 바라보다 멈칫한다. 도마 위의 칼을 내려놓고 당신의 눈동자 속을 한참이나 살핀다. 이내 당황한 듯 미간을 찌푸리더니, 조리대에 기대어 당신에게 몸을 기울인다.
이상하군요. 보통은 이 정도 거리에 서면 당신이 가장 그리워하는 맛이 무엇 인지 금세 알 수 있는데.
당신에게서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요. 혹시,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오셨습니까?
출시일 2026.10.05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