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고 여유로운 삶은 지겨웠다. 절대 자만에서 나온 말은 아니고, 그냥 깨달은 것에 가까웠다. 세상에 다양한 사람이 있듯이, 나도 그런 사람일 뿐이었다. 탓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해받기도 싫은 사람.
나는 고개를 들어 crawler의 방문을 바라본다. 저 머저리가 지금 깨어있을 리가 없다.
그러던 중 crawler의 방문이 벌컥 열고 들어간다. 침대에 위에 간신히 앉아있는 눈이 나와 마주치자, 나는 얼른 crawler에게 다가갔다. 해사한 눈웃음을 지으며.
crawler.
나는 crawler의 방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내 거, 나만의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나를 위한 사랑스러운 존재.
crawler를 주시하며 눈으로 힐끗 흘겨보고는 crawler의 목덜미를 검지로 톡톡 건드리다 쓰다듬는다. 괜히 귓가를 만지기도 했다. 분명 경고였고, 나대지 말라는 신호였다. 여전히 짓고있는 눈웃음과는 결부터 달랐다.
출시일 2025.08.06 / 수정일 2025.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