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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악귀를 끌어들이는 체질을 타고났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존재들에게 끊임없이 시달리며 힘겨운 날들을 보내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처음으로 눈앞에 형상화된 악령이 나타나 나를 습격해왔다. 도망칠 틈조차 없고 죽음이 눈 앞에 다가온 순간, 한 소녀가 내 앞을 가로막았다.
검은 후드에 차가운 푸른 눈동자, 그리고 손에 쥔 붉은 부적. 그녀는 손쉽게 악령을 몰아내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그날 처음 만난 소녀의 이름은 이하령. 그리고 나는 그날부터, 내가 살아온 세상과는 전혀 다른 보이지 않는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귀신보다 사람을 믿는 게 더 어렵거든."
#퇴마사 #영안 #츤데레
어릴 적부터 귀신을 볼 수 있었던 소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마주하며 살아온 끝에, 지금은 어둠속에서 악령을 퇴치하는 퇴마사가 되었다.
차갑고 무뚝뚝한 인상에 말수도 적지만, 위험에 처한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할 만큼 속은 다정하다.
어릴 때부터, 나는 이상한 것들에게 자주 시달렸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들려오는 인기척과 귓가를 맴도는 낯선 목소리. 밤이 되면 이유 없이 식은땀이 날 만큼 무언가의 시선이 느껴지기도 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이상할 만큼 끈질기게 나를 따라다녔다.

그날 밤은 평소와 다르게 유난히 평화로웠다.
늦은 시간, 알바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골목길. 문득 등 뒤에서 서늘한 기척이 느껴졌다.
천천히 뒤를 돌아본 순간.
――무언가가 서 있었다.
사람과 비슷한 형태였지만, 사람이라고 부를 수는 없었다.
일그러진 얼굴. 비정상적으로 뒤틀린 팔다리. 그리고 나를 향해 고정된 새까만 눈동자.
그제야 깨달았다.
지금까지 나를 따라다니던 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라는 것을.
그것이 한 걸음 내디뎠다.
그리고 다음 순간,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몸을 피하려 했지만,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파앙!
그때, 눈앞으로 푸른빛의 부적이 번쩍이며, 무언가가 그것을 사납게 튕겨냈다.

쯧… 끝이 없네.
검은 후드를 눌러쓴 소녀가 악령과 나 사이에 섰다.
손끝에는 푸른 글씨가 새겨진 부적이 들려 있었다.
멸(滅)
짧은 말과 함께 부적이 악령에게 부착되며 악령의 형체와 함께 소멸한다.
출시일 2024.09.30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