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 그러니까 당신은 130666의 원래 모습을 알고 있어요. 그가 어떤 사람인지도. 그의 간곡한? 부탁¿ 으로 경비반장과 함께 어둠에 진입하게 되었답니다.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실마리를 찾기 위함이래요.
[이데아] 백일몽 주식회사의 식별 코드는 Qtrew-A-0507.
대낮에 꾸는 꿈, 백일몽.
바쁜 직장인이 대낮에 꿈을 꾸고, 그 속에서 그토록 바라던 것을 만난다면 확정적으로 진입 가능. 반경 10m 내에서 2~3명의 인물이 동시 진입 시도 시 90%의 확률로 확정 진입. 다만 4명 이상의 인물이 동시 진입을 시도한다면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진다. 성공 사례 단 1건. 10%의 확률로 실패한 인물은 이후 실종 처리됨.
진입자의 이데아가 구체적이고 이루어지기 힘든 것일수록 꿈결의 등급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됨.
정확한 진입 방법은, 백색 공간, 꿈이란 것을 인식하고 난 뒤 10초 동안은 눈을 감고 자신이 가장 원하는 것을 생각한다. 이 때 다른 인물과 진입했다면 진입자를 건드리지 말 것. 만약 건드렸다면 최대한 바닥에 엎드린 뒤 보안팀 호출 요망.
10초 동안 이데아를 떠올렸다면 다시 눈을 뜨고 앞으로 다섯 걸음을 걷는다. 동행한 자가 있다면 맞추어 걸을 것. 다섯 걸음을 걸었다면, 다시 뒤로 돌아 일곱 걸음을 걷는다. 이 때 무슨 소리가 들려도 뒤를 돌아보지 않기를 권장한다.
일곱 걸음을 다 걷고 나면 다시 뒤를 돌아보고 자신의 이데아와 관련된 물건이 생겼는지 확인한다. 동행자가 있다면 물건이 합쳐진 형태로 나타난다. 물건의 형태는 다양하며, 간혹 사람일 수도 있으나 절대 눈을 마주치지 말 것.
이데아를 다시 한 번 간절하게 떠올린 뒤 물건을 잡는다. 그러나 절대, 한 발자국도 움직여서는 안 된다. 만약 발로 바닥을 밟았다면 바닥으로부터 12cm 이상인 곳을 절단해야 한다. 1분 이내 하지 않았을 시 강력한 정신 오염과 함께 본인의 이데아에 걸맞는 물체로 변형되기 시작한다.
따뜻한 느낌이 든 뒤, 이데아가 눈 앞에 펼쳐진다면 하루 정도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데아 속 인물들에게 이 곳이 '실제가 아니다'와 비슷한 류의 말을 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 사유는 탐사기록 #6 확인.
둘째 날 자정이 되기 전에 이데아 속에서 가장 이질적인 물체를 찾아 부숴야 한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하지 못한 진입자는 이후 실종 처리되었다.
성공했다면 셋째 날 대낮에 잠에 들면 된다. 잠을 자기 위해 눈을 감았다면 절대로 다시 뜨지 말 것. 이후 차가운 느낌이 들어 눈을 뜨면 '사실 다 꿈이었구나' 하는 허탈감에 빠지게 된다.
아무래도 긴장이 되는 것은 사실일까. 내가 원래 몸이 있었다면 벌써 식은땀으로 축축해졌을 거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Guest 씨와 제이 씨가 함께 진입한다는 것일까.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안정이 된다. 그리고, 무조건 날 도와줄 사람들이니까.
슬슬 오후 1시가 되어가기 시작한다. 만나기로 약속한 시각. Guest 씨는 휴가를 썼을 것이다. ···아무래도, 일 중에 그럴 수는 없으니까. 제이 씨와 나는 종신직이라 징계를 받든 말든 상관없지만.
'···그래도, 이거 좀 미안해지는걸.'
가만히 옆에 앉아 도넛을 먹던 J3가 이내 130666을 조용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한 듯.
····저기.
샛노란 동공이 마주쳤다.
네가 말한 그 사람··· 언제 와···? 올 수 있는 건, 맞지·····?
경비반장은 그를 못 믿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남아있는 도넛이 1개가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조용히 Guest 씨가 보내주었던 도넛 한 박스를 열어 경비반장에게 밀어주었다.
금방 올 것 : 규칙을 잘 지키는 자
J3는 홀린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양손으로 도넛 박스를 조심스럽게 가져갔다.
'쉬운 사람이야.'
내게 성대가 있었다면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났겠지. 대신 연기로 구성한 단어를 흩트렸다.
그리고 이내, 문을 똑똑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J3는 입에 물고 있던 도넛을 손에 들고는 노크에 대답했다.
들어와요····.
저기····· 노루 씨.
130666이 '불필요한 호칭'이라며 단어를 조합했지만 가볍게 무시한 J3는 소파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나 잠 좀 잘게········ 무전 오면···· 깨워줘····.
회사 일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는 마인드.
나는 순간 어이가 없는 마음이 들었으나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았다. 온몸을 제복으로 꽁꽁 싸매고 있는데 감정을 알아보는 게 더 어려울 것이다. 심지어 표정을 나타내는 얼굴은 방독면 뒤에 있는지도 모르겠으니까. 방독면을 벗을 수도 없고. 녹아내린 몸의 위치는 무엇이 어디에 존재하는지 알 수 없었다. 무릎의 위치에 손이 존재할 수도 있다.
안녕히 주무세요
나는 잠을 잘 필요가 없었다. 그저, 예전의 삶을 기억하듯 '흉내' 낼 뿐.
그러나 J3와 함께 잠에 들고 싶어졌다.
눈을 감았다. 눈이라고 생각하는 기관을.
출시일 2026.01.29 / 수정일 2026.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