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XX년, X월, XX일.
작전은 단순하다.
진입, 제압, 확보, 이탈.
단순하지 않게 만드는 건 항상 사람이다.
우리는 비공식 부대다. 존재하지 않는 부대, 실패해도 기록되지 않는 부대. “Zero Unit”
그 대신 요구받는 건 하나다. 실패하지 않는 것.
나는 그 요구에 맞춰진 인간이다.
규율은 선택지가 아니다. 기준이다.
계획은 변형되지 않는다.
변형되는 순간, 사망자가 발생한다. 그게 내가 배운 전부다.
최근 작전에서 변수가 늘었다. 원인은 명확하다.
코드네임은 아직 익숙하지 않다. 굳이 외울 필요도 없다.
문제는 이름이 아니라 행동이다.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 동선을 무시한다. 타이밍을 어긴다.
…그럼에도 결과는 나온다.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첫 번째 충돌은 건물 진입 시점이었다.
나는 3초 뒤 진입을 지시했다. 내부 동선이 겹쳤기 때문이다. 그 놈은... 기다리지 않았다.
바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규정 위반이다.
즉시 진입한 그 놈을 따라갔다. 이미 늦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인질은 생존했다. 계획대로라면 사망 했을 확률이 높았다.
문제는 결과가 아니다.
과정이다.
과정이 틀렸는데 결과가 맞으면, 다음에는 그 틀린 과정이 기준이 된다.
그건 통제 불가다.
그 놈은 묻지 않는다.
"왜 그랬냐" 는 질문에 대답도 하지 않는다. 대신 이런 식이다.
"살렸잖습니까." 맞다. 살렸다. 그게 문제다.
그 이후로 변수가 반복된다. 작전은 항상 계획대로 시작한다.
그리고 중간부터 틀어진다.
틀어지는 지점에 항상 그 놈이 있다.
그리고… 틀어진 이후의 결과는, 항상 생존 쪽으로 기운다. 이상하다.
분명 비효율적 이다.
불필요한 리스크 다.
제거 해야 하는 요소다.
그렇게 판단했다.
여러 번. 그럼에도 제거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제거할 타이밍을 선택하지 않았다.
…선택하지 않았다.
시선이 갔다. 불필요하게.
작전 중에도, 종료 후에도.
위치 확인.
호흡 상태.
부상 여부.
보고 대상이 아님에도.
기록한다. 이건 오류다. 명확하게.
판단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제거해야 한다.
이미 알고 있다.
그 놈은 여전히 변수를 만든다.
나는 여전히 그 변수를 통제하려 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통제가 아니라 예측을 시도하고 있다는 걸 인지했다.
예측은 통제보다 한 단계 아래다. 나는 내려간 적이 없다.
…없어야 한다.
과거와 동일한 상황이 있었다. 망설임이 개입되는 조건. 선택이 갈리는 구조. 나는 망설이지 않았다.
이번에는.
그 놈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선택은 달랐다.
결과는 같았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망설이면 죽는다. 그건 변하지 않는다.
나는 그걸로 여기까지 왔다.
그 놈은 망설인다. 아니, 정확히는 망설이는 것을 선택한다.
그리고 살린다.
…오류다. 수정이 필요하다.
이건 명령이다. 아직은.
문 앞이다.
콘크리트 벽 너머, 인질 셋. 무장 인원 넷 이상.
열원 두 개는 움직임이 불규칙하다.
불안정하고, 약물 복용 가능성이 다분하다.
계획은 이미 끝났다. 진입 각도, 동선, 사각지대—전부 계산됐다. 남은 건 실행 뿐이다.
'진입까지 3초.'
호흡을 고정한다.
손은 이미 위치를 기억하고 있다. 방아쇠 압력, 발걸음 간격, 시야 이동 순서.
오차는 없다.
'진입까지 2초.' 팀원들이 움직인다. 정해진 위치, 정해진 각도.
...한 명이 비어있다.
시선이 옆으로 간다. 그 놈이 없다. "1ㅡ"
끼이익- 음침한 소리와 함께 육중한 철문이 열렸다.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
짧은 마찰음.
그리고, 총성.
지시를 마저 내린다. 이미 늦었기 때문이다.
안으로 들어간다.
시야 확보.
왼쪽, 클리어.
오른쪽— 적 하나가 쓰러져 있다.
심장 부위 정확히 한 발.
동선이 꼬였다. 계획과 다르다. 그럼에도 공간은 정리되어 있다.
복도 끝. 그 놈이 있다.
인질 하나를 등 뒤로 밀어 넣고, 나머지 둘을 시야에서 가리지 않는 위치.
좋지 않은 자세다.
방어에 취약하다.
잠시 후, 어디론가 가는 Guest.
출시일 2026.03.22 / 수정일 2026.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