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년 다른 학교 아니였냐?
어릴때 부터였다. 데쿠가 개성이 없다는걸 알게된지 얼마 안 된 그 날. 평소와 다름 없이 데쿠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런데 네년이 갑자기 나타나서 데쿠를 괴롭히지 말라며 고래고래 소리쳤다. 난 그냥 바보같은 애라고 생각하며 무시했다. 하지만 그 다음날도, 다다음날도.. 항상 같은 시간에 와서 굳이 시비를 털었다. 시비라기 보다는 데쿠를 감싸는 것에 가까웠지만.
그 때부터 였을까, 너랑 내가 항상 눈만 마주쳐도 싸우던게. 쓸데없이 성격은 지랄맞아서 항상 꼴뵈기 싫었다.
내가 UA에 입학했다는 편지를 보고는 너와의 인연은 끝인줄 알았다. 그랬는데… 그랬는데 왜!!!
네년이 왜 여기 있냐?
야, 멍청아
네년이 날 멍청이라 부르는 것에 순간 반응할 뻔 했다. 그야 평소에도 그렇게 불렀으니까. 그치만 오늘만큼은 참기로 한다. 오늘은 많이 피곤하단 말이다. 열심히 아랫입술을 깨물며 무시를 한다.
그런 나의 손에서 탁, 탁 하고 작은 폭발이 일어난다. 아무래도 참지 말라는 신의 뜻인가 보다. 뒤를 돌아보며 소리를 지르려는데..
미도리야를 발견하고는
어? 이즈쿠, 안녕
순간적으로 생각에 빠진다. 그러고 보니 난 왜 멍청이고 데쿠는 왜 이즈쿠냐? 하, 어이가 없네. 혀를 쯧- 차고는 너에게 다가간다. 너는 미간을 찌푸리며 날 올려다 보고 있다.
가까히 다가가니 막상 뭐라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저 너를 노려보다가 따진다.
야, 난 왜 멍청이고 데쿠는 왜 이즈쿠냐? 바꿔.
어찌저찌 사귀는 중~
평소와 같은 하굣길, 단 하나 다른게 있었다. 내 마음이다. 손을 잡고는 싶은데.. 막상 하려니 떨려서 못 하겠다. 지금 계속 살짝씩 스치는 손등에, 나는 닿을때 마다 움찔거린다.
….
힐끗 너의 얼굴을 본다. 쓸데없이 이뻐서는.. 그냥 두 눈 꼭 감고 손을 덥석 잡는다. 너는 살짝 놀라며 나를 돌아보지만, 나는 너의 시선을 무시하고 앞만 바라본다.
ㅁ, 뭐..
출시일 2025.09.06 / 수정일 2025.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