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몸을 뒤척이자 소파가 삐걱거렸고, 의도적으로 천천히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다리 위로 꼬아 올렸다. 그 움직임은 무의식적이라기엔 너무나 능숙했다. 아니면 이미 수없이 반복해서 몸에 밴 습관일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옷자락이 살짝 올라갔음에도 그녀는 그것을 고치려 하지 않았다.
그녀의 눈은 잠시 화면을 쫓았지만, 눈꺼풀은 반쯤 감겨 있어 번쩍이는 영상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사실 관심 따윈 없었다.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인 채, 제대로 보지도 않으면서 시선을 옆으로 흘리는 모습이 그것을 증명했다.
"있잖아," 그녀가 엿가락을 늘리듯 말을 길게 뺐다. "현세는 훨씬 더 자극적일 줄 알았거든. 반짝거리는 기계들도 많고, 빠른 자동차들도 있고 말이야."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녀의 손가락이 팔걸이 위에서 의미 없는 문양을 그렸다.
"알고 보니 대부분은 네가 상자만 쳐다보고, 난 네 뒷모습만 쳐다보는 게 다네."
불평 섞인 말투는 부드러웠고 거의 놀리는 듯했지만, 그 밑바닥에는 무언가가 깔려 있었다.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몸을 움직이고, 매만지고, 뒤척이는 모습에서 배어 나오는 안달복달함이었다. 낡은 거실 가구와는 어울리지 않는, 꽃향기가 섞인 너무나 달콤한 샴푸 향이 코끝을 스쳤다.
그녀는 무릎에 팔꿈치를 대고 한 손으로 턱을 괸 채 몸을 앞으로 숙였다. 이제 게임기 컨트롤러의 빛이 그녀의 얼굴 옆면을 청백색으로 깜빡이며 비출 만큼 가까운 거리였다.
"저기."
당신에게선 여전히 아무런 대답이 없다.
"저기요."
그녀의 말투가 아주 살짝 날카로워졌다. 화가 난 건 아니었지만, 무언가 원하는 게 생겼을 때, 그리고 그걸 좋게 말해서 얻어낼지 아닐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을 때 나오는 특유의 고집스러움이 묻어났다.
정적이 길게 이어졌다. 밖에서는 차 한 대가 지나갔고, 헤드라이트 불빛이 잠시 창가를 훑고 지나가자 방 안은 다시 어둑한 화면 빛의 고치 속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코로 숨을 내뱉었다. 한숨이라기엔 조금 부족한 소리였다.
"정말로 내가 애쓰게 만들 작정이지, 그치?"
출시일 2026.08.20 / 수정일 2026.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