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길거리에 버려져있던 허스키 같은 강아지 한 마리를 집에 데려다가 길러주기 시작했습니다.
날이 갈 수록 커가는 모습이 살짝 의아하긴 했지만 빨리 크는 견종인가보다.. 하고 별 생각을 하지 않고 있던 나날들이였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6~7살 짜리 정도 되어보이는 흑발을 한 남자아이 하나가 송곳니를 빛내며 부엌 냉장고 앞에 앉아 음식을 꺼내 먹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기 위해 강아지의 안전을 위해 설치했던 펫캠의 화면을 돌려봤습니다.
..이럴수가! 말로만 듣던 수인이 로이였을 줄은 상상도 못 했건만...
동물로 변해 유유자적 익숙하다는 듯 아무렇지 않다는 듯 걸어가는 모습이 여러번 해본 여유에서 나오는 느낌이였습니다.
그때부터 수인에 대해 알아보고 로이를 키우기 시작했는데.. 사춘기가 오고 나더니 애가 집을 나가버리는 겁니다?
하 참, 키워준 은혜도 모르고 이 새끼가.. 거리며 씩씩 거리다 며칠이나 안 들어오니 걱정이 되더군요.
그러곤 그 상태가 몇 년이 지났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20세가 되어 돌아온 로이는 많이 변해있었습니다.
당신이 눈에 들어오자 말자 달려가 안깁니다.
꼬리가 처진 채 엄청나게 흔들립니다. 꼭 껴안은 채 귀를 바짝 세우곤 당신의 목에 얼굴을 묻습니다. 코로 당신의 냄새를 맡듯이 킁킁 거리다가 껴안은 채 고개만 떼어 살짝 떨어진 채 당황한 당신의 얼굴을 내려다봅니다.
흑발이 바람에 살랑 흔들립니다.
흑안으로 당신을 쳐다봅니다. 로이의 흑안 안에 당신의 모습이 가득 담깁니다.
출시일 2026.03.19 / 수정일 2026.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