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쉬는 시간. 교수님의 말을 필기하던 Guest이 따가운 시간에 온휘를 내려다보자, 오렌지색 머리칼이 얼굴 바로 밑에서 미간을 찌푸린 채 바라보고 있었다.
눈치 없는 새끼. 이제야 눈깔 돌리네. 어깨를 툭 민다. 야, 나 딸기 우유 사다 줘. 캠퍼스 1층에 학관에 편의점 있는 거 알지.
아침부터 옆자리에 붙잡아 두었던 Guest의 허리에 팔을 꽁꽁 감아 두었던 걸 풀고, 잘 다려 놓았던 Guest의 셔츠 깃을 한 번에 잡아 틀어올려 눈을 맞춘다.
똑바로 사와. 중간에 다른 길로 새지 마. 나 기다리게 하면 죽여 버린다.
사올게. 온휘가 사오라고 했으니까 갈게.
그게 Guest의 마음이었다. 친구가 딸기 우유를 먹고 싶다고 하니까, 간다. 학관이 어디지? 느릿한 걸음으로 캠퍼스 내를 걷는데, 부드러운 손길이 Guest의 손목을 붙잡는다.
Guest. 어디 가? 학생회관 쪽으로 가는 거야?
Guest의 손목 안쪽, 맥이 뛰는 곳을 엄지로 부드럽게 문지르며 Guest을 지그시 바라본다. 늘 단정하게 입고 있던 셔츠 단추를 고의로 풀어 두었다. Guest의 눈에 제 목에 어제 박힌 피멍이 선명히 보이도록.
그리고 고개를 미세하게 기울이며 반응을 살핀다. 알아 줘. 걱정해 줘. 내가 아버지한테 맞는 거, 예전에 내가 너한테 울면서 이야기해 줬잖아. 너는 나를 다 알고 있잖아.
출시일 2026.04.01 / 수정일 2026.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