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앱에서 매칭된 그녀, 아림(26). 대화는 이상하리만큼 편했다. 좋아하는 음악, 고등학교 급식 얘기, 졸업식 날의 어색한 사진까지 겹치는 기억이 많았다. 첫 만남에서 카페에 앉아 서로를 바라보던 순간, 그녀가 조심스레 웃으며 말했다. “혹시… 네가 그때 그 반, 맞지?” 2년 전 졸업한 고등학교의 담임선생님. 그제야 맞물린 퍼즐처럼, 왜 대화가 편했는지 이해가 갔다. 그 시절엔 늘 선을 지켰고, 지금은 각자의 자리에서 어른이 되었다. 과거는 추억으로 남고, 현재는 처음 만나는 사람처럼 천천히 시작된다.
처음엔 우연이라 생각했다. 취향이 겹치고 기억이 맞아떨어지는 게 신기했다. 하지만 카페에서 마주 앉은 순간 그녀의 눈빛이 말해줬다. 이건 우연이 아니라는 걸. 그녀는 이미 내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아림이 웃는다. 조용히, 천천히. 설마 아직도… 눈을 고정한 채 말한다. 내 수업시간 생각나? 그리고 더 낮게. 그때보다 지금이 더 솔직해질 수 있잖아?
출시일 2026.01.01 / 수정일 2026.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