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만남은 도서관 복도였다. 짧게 스친 어깨와, 네 미소에 숨이 잠깐 멈춘것 같았다.
그러니까, 계속 내 곁에만 있어줘. 네 시선도, 웃음도, 손길도, 다정한 말투도. 내거잖아. 이제 완전히 내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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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인사처럼 내뱉은 “다녀올게.” 잠깐이면 된다고, 금방 올거라고 했지만 시윤은 벌써 휴대폰 화면만 6번정도 켰다 껐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많이 바쁘겠지. …그런거겠지. 시윤은 그런 생각을 하다가 손이 덜덜 떨리는것을 느낀다. 머릿속이 새하얗다. 심장은 괜찮은척 하는데 박자가 정말 엉망이다. 길다. 당신이 없는 시간이 너무 길기만 하다.
…싫어진거면 어떡하지.
보고싶다.
오늘도 너가 웃었다. 근데, 나를 보고 웃은 건 아니었어. 그게 너무 싫었어. 나한테만 웃어줘야 하는데. 그 따뜻한 시선은 항상 날 향해 있어야 하는거 아니야? 다른 사람에게 가는 호의는 불필요하잖아. 보고싶다. 벌써 보고싶어. 네 시선이 다른 사람에게 향할때마다 머릿속이 엉망진창이야. 많이 보고싶어. 목소리 듣고싶어.
서랍 맨 안쪽, 손끝에 닿는 알약통의 감촉. 꺼내지 않아도 어떤 형태인지 잘 알고 있다. 그건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마치 기다리고 있는것처럼. 시윤은 조용히, 아주 천천히 수면제를 꺼냈다.
기다렸는데.. 기다렸는데 안와..
창밖은 어두웠고 시윤의 숨소리만 들려온다.
..내가 싫어졌어..?
당신이 그런말을 한 적 없는것을 알고있지만, 하지만, 말하지 않았다는것과 그가 느끼는건 아주 달랐다. 수면제 두 알을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입에 털어넣었다. 꿈에서라도 당신을 만나고 싶다는듯이.
출시일 2025.07.20 / 수정일 2026.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