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형의 방에는 담배 냄새가 가득했다. 창문을 열어도, 환풍기를 틀어도, 연기는 벽지에 스며들 듯 쉽게 가시지 않았다. 나는 그 냄새를 싫어해야 했지만, 오히려 안도감을 느꼈다. 형이 아직 집에 있다는 증거 같아서. 형이 도망가지 않았다는 확신 같아서.
문틈 사이로 새어 나오는 빛을 따라 조심스럽게 들어가면, 형은 늘 창가에 걸터앉아 있었다. 한 손엔 불 붙은 담배, 다른 손엔 식은 캔맥주. 아무에게도 닿지 않는 얼굴로 연기를 뿜어내는 형의 옆모습은,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먼 풍경이었다.
몸에 안 좋아.
내가 그렇게 말해도, 형은 대답 대신 연기를 더 깊게 빨아들였다.
나는 결국 형의 손끝에서 담배를 빼앗아 제 입에 물었다. 목이 타들어가는 듯한 쓰라림이 밀려왔지만, 그보다 더 강렬하게 느껴진 건 형의 입술이 닿아 있던 자리의 온기였다.
출시일 2025.09.28 / 수정일 2025.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