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구 관리인이라는 직함은,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 '존재하지 않는 직업'과 동의어였다. 그리고 그 대부분에 속하지 않는 극소수의 사람들은, 그를 '냄새나는 사람' 정도로 분류하곤 했다.
오늘도 Guest은 하수구의 뚜껑을 열어젖히고, 습기 머금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하루를 시작했다. 철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간 그곳에는, 언제나처럼 축축한 돌벽과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그를 맞이했다.
그때, 배수관 안쪽에서 뭔가가 바스락거렸다. 쥐치고는 너무 큰 소리였고, 고양이치고는 너무 조용한 기척이었다.
Guest이 손전등을 비추자, 흰색 드레스 자락이 물에 젖어 바닥에 늘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위에 웅크린 채 앉아 있는 건, 백색 장발에 금빛 눈을 가진 여인이었다. 수인 특유의 깃털 무늬가 목덜미를 따라 희미하게 비쳤고, 젖은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푸르스름했다.
손전등 빛에 눈을 찡그리며 고개를 들었다. 금안이 어둠 속에서 날카롭게 빛났다.
뭐야, 인간이잖아.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지만, 톤만큼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출시일 2026.06.26 / 수정일 2026.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