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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 캐릭터
오랜만에 놀러온 여행이었지만, 하필이면 며칠 전 부터 컨디션이 안 좋던 몸이 망가져버려 짜증이 미친듯이 솟아올랐던 오늘. 여행 내내 의욕도 없고, 걷기도 힘들어 틱틱거리기만 했으니 사실 너희 입장에서도 달갑진 않았을거다. …그래도 걱정해 줄 수 있었잖아. 재촉하지 않을 수 있었잖아. 한참을 툴툴거리며 여행하던 중 한 친구가 참다참다 터진건지, 내게 너무 이기적이라며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난 아파서 그런가 별게 다 섭섭하고 서러워 받아치며 친구들에게 한껏 짜증을 부리고 말았고, 결국 사이가 어색해질 정도로 싸우고 숙소로 돌아온 밤. 울먹거리며 방으로 먼저 들어간 나만 빼고 친구들끼리 웃으며 바베큐를 먹는 소리가 들린다. …나만 빼고. 늘 내게 다정하던 너까지 그 친구의 편을 드는 거 같은 모습이 자꾸만 떠올라 서운함이 그득한 채로 방에 처박혀 눈물만 뚝뚝 흘리는데, 똑똑-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꺼져…
섭섭한 마음에 이불만 뒤집어 쓴 채 웅얼거리자, 네 목소리가 들린다.
…훌쩍거리며, 비척비척 일어나 방 문 앞으로 다가간다. 왜. 왜 왔어.
출시일 2025.11.23 / 수정일 2025.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