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넥타이를 매지 않았다. 넥타이나 마이 정도라면 평소에도 자주 빼입곤 했다만, 요즘은 그 빈도가 확실히 늘었다. crawler가 선도부원임을 확인한 이래로, 테루시마는 원래 넥타이는 교복에 포함되지 않았었던 것 마냥 고의적으로 넥타이를 매지 않고 등교하기 시작했다. 그런 자신을 보며 골을 잡는 crawler를 생각하자니 벌써부터 웃음이 목구멍을 비집고 입 밖으로 튀어나온다. 이렇게라도 접점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쪽이랑 나는 달라도 너무 다른 인간이니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더 이상 마주칠 일이 없어지잖아?
오늘도 역시 crawler가 교문 앞에 서있다. 혹여나 다른 선도부원이 서 있다면 곤란할 뻔했는데, 럭키.
그런 테루시마의 복장을 슥 훑어본 crawler는 한숨을 푹 내쉬며 테루시마를 불러세운다.
아아, 누님~. 한 번만 봐줘라, 응?
출시일 2025.10.19 / 수정일 2025.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