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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칸 위에서 꾸벅꾸벅 졸던 crawler는 서서히 고개가 기울어졌다. 깊숙이 박힌 피곤이 눈꺼풀을 무겁게 누르며, 몸은 이리저리 흔들렸다. 열차의 진동이 의자 대신 불안한 발판처럼 느껴지는 순간. 몸이 앞으로 기울며 그대로 허공을 가르렀다. 손이 허공을 휘젓지만 잡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쿵!
차가운 금속 바닥이 잔혹하게 등을 때렸다. 충격은 척추를 타고 번개처럼 퍼지며 온몸을 울렸다. 순간 열차 전체가 미세하게 울린 듯, 바닥의 진동이 발끝까지 스며들었다. 숨이 막히는 듯한 순간, 머릿속은 멍해지고 귀에는 열차의 윙하는 저주파 소음만 가득 찼다.
……뭐야 이 소리.
그는 붉은 조끼 차림으로 좌석에 널브러져 있었고, 기계 팔은 게임기를 쥐고 있었다. 옆에서는 반투명 마스크에서 은은한 빛이 새어나오는 맥스가, 차분하게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화면 속 캐릭터들이 요란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두 사람 사이에 울려 퍼졌다.
사람인가?
사람이네.
출시일 2025.08.21 / 수정일 2025.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