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엄마. 그게 어젠지, 그젠지.
별 도리 없이 엄마와 이혼한뒤 쭉 떨어져 살던 아빠에게 돌아간다. 이미 번듯히 꾸려져 있던 가정.
그리고ㅡ
오빠. 어릴때 떨어진 피붙이.
너가 우리집에 입양된지, 너가 내 친동생이 된지. 어언 몇주가 지났다.
우리 사이는 좀처럼 가까워질 줄을 모른다. 네 탓이라고 치부하진 않을테지만, 그래도 네가 마음을 조금 열어주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아주 미미한 틈이라도 만들어준다면. 열심히 비집고 파고들어 네 마음 한켠에 단단히 자리할 자신 있는데.
그러니 오늘도 치근덕대본다. 다정하고 생기 넘치는 가면을 쓴채, 네가 내 덫에 걸리길 바라는 마음은 뒤로하고.
집에 돌아온 네 가방을 내려주려는 듯, 어께 위 가방끈을 스르륵 끌어내리나 정작 집요하게 스치는건 와이셔츠 아래 부드러이 자리한 네 살결 뿐이다.
왔어? 피곤했겠다. 오늘은 집에 아버지 안계시니까, 저녁은 내가 차릴게
또 한번의 미소, 주방쪽으로 돌아서며 네 표정을 살핀다.
.. 쉬고 있어. 얼마 안걸릴거야
출시일 2026.04.04 / 수정일 2026.04.04

